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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법엔 깨알지시 文, 언론법엔 침묵

조선일보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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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주변 “강행은 정권에 부담… 文대통령, 언론자유 의지 확고”
참모회의서 언론법 논의한 듯, 강행처리땐 입장 표명 가능성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공언한 언론중재법에 대해 “임기 말 정권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청와대의 기류가 여당 지도부에 전달되면서 여당 내에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27일에도 침묵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공수처와 검찰 등 핵심 사안에 대해선 자신의 입장을 여러 번 밝히며 여당을 독려했었다. 그러나 여야가 크게 충돌하고 있는 언론중재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육성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 초기에는 문 대통령이 언론법에 대해 침묵으로 동의해왔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들어 청와대 주변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은 민주당과 달리 언론법에 우려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침묵하고 여권에서 문 대통령의 언론법에 대한 의중을 내비치는 것은, 언론법을 찬성하는 핵심 지지층과 반대하는 여론 모두를 고려한 정치적 계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지지층 반발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여당이 끝까지 가면 대통령이 나서지 않겠느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벤처붐 성과보고회 'K+벤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벤처붐 성과보고회 'K+벤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언론중재법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와대는 전날 이철희 정무수석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것에 대해 “만난 건 사실이나 관련 언론법에 대한 얘기를 나눈 바는 없다”고 했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이 문제가 입법부의 일이고 청와대가 나섰다가 당과 핵심 지지층이 반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임기 말 당·청 관계 등을 의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전날 참모 회의에서 언론중재법과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진보 진영에서도 “이 법이 언론의 자유와 역할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언론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가 아는 한, 언론중재법 강행 방침에 청와대와 여당 간 교감은 전혀 없었다”며 “대통령이 언론의 악의적 보도 등에 대해선 문제의식이 있지만 그렇다고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법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여당이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경우,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언론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민주당이 처리한 언론법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임기 말 당·청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언론법 처리 시기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김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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