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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불법촬영물 전송 '협박' 아냐", 검사 "모자이크 왜 했나"

아시아경제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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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지난달 7일 서울중앙지법 4층의 한 법정. 30대 남성 A씨가 피고인석에 섰다. 그는 오랜 연인이던 B씨가 이별 후 더는 연락하지 말라고 하자 과거 성행위 사진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로 보내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 동의없이 불법촬영한 사진들이었다.

검사는 A씨가 사진을 유포할 것 같은 태도를 보이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직접 B씨의 눈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사진 약 3장을 "너가 자초한 일이야. 너가 (SNS를) 차단하지만 않았어도…"라는 메시지와 함께 전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A씨 측 변호인은 불법촬영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협박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SNS로 사진을 전송하며 같이 쓴 메시지만으론 어떠한 해악을 고지했는지 특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인은 "B씨에게 말이라도 붙여볼 생각으로 관심을 끌려고 보낸 것이지 협박을 의도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관련 법 조항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신중한 판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이 왜 모자이크 처리를 했겠느냐"라며 "유포 의사가 없다면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A씨가 언제든 모자이크를 지워 B씨가 찍힌 사진을 유포할 거란 의사를 보였다는 취지다.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3 '촬영물 등 이용 협박죄'다. 2019년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지난해 신설됐다. 이 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해 협박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촬영물 등 이용 강요죄'는 3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고, 상습범은 가중처벌된다. 이전까진 형법만 적용할 수 있었지만, 성폭력처벌법을 적용해 보다 무겁게 처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건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 재판장 김래니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행위를 유포에 대한 협박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증거조사 및 피고인 신문 등을 통해 A씨의 혐의를 심리할 예정이다.

한편 26일 대검에 따르면 지난해 5월19일 신설 후 지난 7월까지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강요 사건으로 접수된 사람은 총 514명이다. 검찰은 이중 233명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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