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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도 놀라겠네"...러브레터 쓰고, 추상화 그리고, 예술에 뛰어든 AI

매일경제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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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산업에 도입돼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는 인공지능(AI)이 최근 예술 분야에도 도입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워털루대에서는 AI가 즉흥적으로 연주되는 음악에 자연스러운 가사를 붙여주는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밴드나 작곡가들이 음악을 연주하면 '라이릭 잼'이라는 AI가 음악의 코드와 템포, 음악에 사용되는 악기 등 다양한 측면에 의존해 이 음악의 분위기와 감정을 반영하는 가사를 붙여준다. 작곡가는 AI가 제공한 가사를 활용해 자신만의 노래 가사를 만들어낸다. 올가 베흐토모바 워털루대 컴퓨터공학 교수 겸 자연어처리연구소장은 "이 AI의 목적은 노래를 직접 만드는것이라기보다 작곡가들이 생각해내지 못한 은유와 표현 등으로 시적인 가사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작곡가들이 창의적인 가사를 끌어내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연구는 다음달 열릴 국제계산창의력 회의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6월 경북 포항에 위치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는 이색 공연이 펼쳐졌다. 가야금과 해금, 바이올린, 첼로 연주에 성악가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동서양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음악이 무대에 올랐다. 이 음악을 만든 주인공은 AI다. 곡 이름은 '밑도드리 Scale 4'. 한국 전통음악 중에서도 명곡으로 손꼽히는 '밑도드리'의 해금 악보 데이터를 AI가 수학적 데이터로 분석해 작곡 기법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곡을 만들었다.

포스텍 인공지능연구원 연구팀은 원곡인 '밑도드리'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그래프를 만들었다. 음악 속의 연결점(노드·node)을 찾아 이를 기본 구성 요소로 하는 그래프를 그리고 연결점들 간 거리를 분석해 음악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찾아낸 사이클 구조를 바탕으로 튜링기계가 새로운 음악을 작곡했다. AI가 작곡한 우리 가락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소속 연주자들을 포함한 음악가들 손과 목소리를 거쳐 음악으로 탄생했다.

인간과 시를 주고받는 '시 쓰는 AI'도 개발됐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AI에서 이런 시 구절이 돌아온다. '내 마음의 물결 한가운데서 예감하는 것/세상을 가장 비추는 것은/희망. 절망에 희망하라'.

이 AI는 포스텍 인공지능대학원 석사 과정인 서찬양 연구원 등 총 4명의 프로젝트 연구팀이 개발했다.이 프로그램은 인간이 첫 구절을 임의로 입력하면 어울릴 만한 구절을 제시하면서 AI와 인간이 함께 시를 창작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구팀은 AI에 한국어 시 10만5399행을 읽게 했고 시가 문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챗봇에 활용되는 문장 학습 모델 '시퀀스 투 시퀀스(Sequence to Sequence)'를 적용했다. 이미 학습된 시를 그대로 차용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결될 만한 단어를 확률 기반 모델 분석을 통해 제시하도록 설계됐다. 서 연구원은 "AI에 상황에 맞는 뜻을 알려주고, 조사 '은'과 '는'을 구분하게 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오랜 시간을 들여 가르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일론 머스크 등이 투자한 '오픈 AI'가 개발한 말하고 글쓰는 AI인 'GPT-3'가 공개되며 AI의 문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약 4990억개 데이터를 학습한 GPT-3는 주어진 단어나 문장 뒤에 자연스럽게 배열될 단어를 예측하고 연결해 문장과 글을 완성한다. 오픈 AI는 이 기술을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일부 공개했고, 개발자들은 이를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한 개발자는 GPT-3가 연애편지를 쓰게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셰익스피어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유명인들의 대화를 학습해 마치 이들이 쓴 것 같은 러브레터를 만들어냈다. 이뿐만 아니라 빵을 굽는 '토스터'를 의인화해 러브레터를 쓰기도 한다. 이 밖에 GPT-3에 문장을 넣으면 뒷이야기를 써주는 'AI 소설'도 등장했다.

2018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AI가 그린 인물 초상화가 43만2500달러(약 4억9000만원)에 팔리면서 화제가 됐다. 크리스티 경매에 등장한 첫 AI 작품이다. 당시 추정가는 1만달러 수준이었지만 낙찰가가 40배를 웃돌았다. 이 초상화는 프랑스 AI 예술팀 '오비어스'의 프로젝트로 14~20세기 그림 1만5000여 개를 학습시켜 만든 가상 인물 에드몽 드 벨라미의 얼굴이다. 이 AI는 사람의 개입 없이 서로 대립하는 두 시스템이 서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하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술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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