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20% 할인’을 표방하며 인기를 끈 전자화폐 ‘머지포인트’가 지난 11일 서비스를 축소한 후 이용자들의 환불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머지포인트의 운영사 머지플러스 권남희 대표는 13일 밤 본지 통화에서 “직원들이 24시간 넘게 물도, 음식도 없이 사무실에 갇혀 있다”며 “이용자들이 정상화가 될 때까지 믿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머지플러스는 2018년 출시돼 대형마트, 편의점, 제과점, 카페 등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전자화폐로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액면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알뜰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 이용자가 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달 초 머지플러스가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전자금융거래법상 결제 수단은 두 가지 이상 업종에서 사용을 하려면 금융 당국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머지포인트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 11일 머지플러스는 “머지플러스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포인트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포인트 사용처도 200여 곳에서 20여 곳으로 크게 줄였다. 그러자 선(先)결제한 포인트를 못 쓰게 될까 봐 불안해진 이용자들이 대거 본사로 몰려와 환불을 요구한 것이다.
머지플러스는 2018년 출시돼 대형마트, 편의점, 제과점, 카페 등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전자화폐로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액면가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알뜰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졌고 이용자가 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이달 초 머지플러스가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전자금융거래법상 결제 수단은 두 가지 이상 업종에서 사용을 하려면 금융 당국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금융감독원은 지난 4일 머지포인트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난 11일 머지플러스는 “머지플러스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포인트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포인트 사용처도 200여 곳에서 20여 곳으로 크게 줄였다. 그러자 선(先)결제한 포인트를 못 쓰게 될까 봐 불안해진 이용자들이 대거 본사로 몰려와 환불을 요구한 것이다.
머지포인트가 돌연 사용처를 대폭 축소한 가운데 '먹튀 논란'이 일자 13일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로 찾아온 소비자들이 환불 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
Q: 머지포인트(머지머니)가 2018년 출시됐는데 최근에서야 미등록 사실을 알게된 건가.
권 대표: ‘머지페이’라는 신사업을 준비하던 차에 금감원에서 ‘머지머니도 선불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줬다. 우리는 머지머니는 온라인 상품권업을 플랫폼 형태에 얹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등이 ‘콘사’라는 중간 업체로 들어가 있다. 머지머니로는 각 콘사의 상품권을 개별 구매하는 것이지 재화를 구매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금감원에서는 ‘결과적으로는 머지머니로 재화를 구매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해석을 받아들여 머지페이와 함께 머지머니도 선불지급수단으로 등록하겠다고 했다. 법무법인에 조언을 구하고 있었는데 여러 과정이 회사 내부 사정으로 지연되면서 우리가 미등록 업체라는 사실만 먼저 소비자들에게 알려졌다.
Q: 가장 먼저 머지포인트를 ‘손절’한 것은 기존에 머지포인트 결제가 가능했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었다. 그게 소비자들의 불안을 부추겼다.
권 대표: 금감원 지적이 알려지자마자 각 기업들로부터 전화통에 불이 나게 연락이 왔다. 원래 한달 후에 정산해주기로 한 금액을 ‘당장 내놓으라’는 전화였다. 머지플러스는 기간 내 수익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사업 모델이라 바로 정산을 해줄 수가 없다. 그러면서 제휴사에서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포인트 사용처가 줄어들자 이용자들도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머지포인트가 돌연 사용처를 대폭 축소한 가운데 '먹튀 논란'이 일자 13일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로 소비자들이 환불을 받기위해 찾아 오고 있다. /이태경 기자 |
머지플러스는 홈페이지에 ‘환불을 원하는 이용자는 구매가격의 90%를 환불해주겠다’며 별도의 환불 페이지를 공지했다. 그러나 돈을 떼일 수도 있다고 우려한 일부 이용자들은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머지플러스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12일 밤 늦은 시각까지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줄이 건물 밖까지 이어졌고 다음날인 13일에는 ‘환불을 받았다’는 인증 글을 본 다른 이용자들까지 사무실을 찾았다. 이용자들은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퇴근하면 돈을 환불받지 못할까봐 이들을 계속 사무실에 잡아두었다. 13일 오후에는 경찰과 소방이 사무실로 진입해 열이 나는 직원을 이송하려 시도했지만 이용자들에게 막혀 실패하기도 했다.
Q: 13일 밤까지 직원들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권 대표: 돈을 떼일까 염려하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전날 출근한 직원들이 24시간 동안 물과 음식도 제공받지 못하고 갇혀 있다. 여성 직원은 살려달라고 하고 있고 환갑 다 된 직원은 38도 이상 열이 난다고 하는데 119대원도 들어가서 못 데려 나오고 있다. 대표로서 직원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제일 힘들다. 직원들의 인권을 최소한 보장해줬으면 좋겠다.
Q: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환불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건가.
권 대표: 그렇다. 다만 이용자들이 건물 내부로 몰려들면서 전산 작업이 안 되고 있다. 환불 절차가 수기(手記)로 되고 있어 속도가 더 느려지고 있다. 소비자들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오프라인 환불로 정상화가 오히려 늦어질 수밖에 없다.
Q: 머지포인트의 정상화는 가능한가.
권 대표: 가능하다. 머지페이가 출시되면 사용성을 확보해 수익화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고 기관 투자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금감원의 지적 내용이 알려진 것이다. 절차가 진행되면 정상화도 가능하다.
머지포인트는 13일 오후 8시쯤 공지를 올려 “환불은 접수 순으로 순차 처리되며 오프라인 방문 고객들로 인한 업무마비가 환불처리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상화에 애쓸 수 있도록 오프라인 환불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한 것으로 결정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머지포인트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크다. 이용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에서는 “오늘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사무실로 가는 중” “입금 확인될 때까지 사무실에서 안 나간다”는 내용이 밤 늦은 시각까지 공유됐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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