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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폭행 사망' 논란…"고교생이 시비" vs "뛰다 넘어져"

머니투데이 류원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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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숨진 30대 남성 A씨 측이 올린 국민청원(왼쪽), A씨 친구라고 밝힌 자가 공개한 사건 현장 사진./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숨진 30대 남성 A씨 측이 올린 국민청원(왼쪽), A씨 친구라고 밝힌 자가 공개한 사건 현장 사진./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의정부시에서 귀가하던 30대 남성이 고등학생들에게 폭행 당한 뒤 숨진 사건을 두고 양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은 고등학생 무리 6명 중 3명이 폭행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0시40분쯤 의정부시 민락2지구 광장에서 30대 남성 A씨가 남자 고등학생 6명과 시비가 붙어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쓰러져 이날 오후 11시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5일) 낮 12시쯤 치료 도중 끝내 숨졌다.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서로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어린 딸과 아들을 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A씨 측 "가해 학생들, 술 취한 성인에게 시비 걸어놓고 거짓 진술"

A씨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고등학생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A씨 친구라고 밝힌 청원인은 "고등학생 무리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이 고등학생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이번 사건을 무용담처럼 얘기하고 "우리 이제 살인자 되는 거냐", "그 사람 식물인간 됐대"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폭행에 직접 가담한 B군은 A씨의 장례식장에 친구들을 보냈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관련 글 삭제도 요구했다고 한다.


청원인은 "피해자 사망 다음 날 유족이 고등학생들을 만나 '어제 있었던 사고를 알고 있냐'고 물었는데 죄책감 없이 '저희들이 했다'고 답했다"며 "학생들은 고인이 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거짓 진술을 하는 등 아무 잘못 없는 것처럼 행동해 유족에게 상처를 줬다"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특정 장소에서 상습적으로 술 취한 성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무리라고 한다"며 "이번 사건은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 금전적 목적을 위해 성인들을 타켓으로 한 범행이었다.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청원 내용에는 10대들이 평소 상습적으로 고의로 어른들에게 시비를 걸었다고 추정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A씨와 학생들간의 주먹다짐이 벌어진 과정과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고인의 명예와 유족들의 아픔을 고려해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친구의 반박글…"그분이 먼저 욕하고 때렸다"

고등학생들의 친구라고 밝힌 10대 여성이 올린 글./사진=페이스북 갈무리

고등학생들의 친구라고 밝힌 10대 여성이 올린 글./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온라인상에서는 고등학생들의 친구라고 밝힌 10대 여성의 반박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그는 "다들 상황을 정확히 몰라서 그런 것 같은데 내 친구들이 민락2지구 광장에 몰려 있었고, 고인(A씨)이 술 취한 상태로 우산을 들고 와서 내 친구들 오토바이를 보고 멋있다고 했다"며 "친구들은 그냥 '네'라고 대답만 했는데 그분이 먼저 혼잣말로 욕하고 폭행해서 내 친구도 폭행했다. 솔직히 내 친구가 더 맞았다. 주변의 내 친구들은 다 말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구들이 말리자 상황이 종결됐다. 그 상태로 고인은 뛰다시피 가다가 뒤로 넘어졌다"며 "그런데 누워서 안 일어나길래 친구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꼬여 있는 혀까지 폈다"고 덧붙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고등학생들을 옹호하는 내용의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확한 사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무자비한 언론과 피해자 유족 말만으로 쏟아내는 사실무근의 비난을 멈춰달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가해 청소년이 고의를 가지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무근의 글이 올라와 해당 학생들이 힘들어 한다. 사실과 다른 말과 글로 또 다른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도와달라"며 "학생이 잘했다는 건 결코 아니다. 미래가 달린 아이들을 사회가 매장하면 어떻게 살아가라는 거냐. 유족의 안타까운 마음은 알겠지만 정확한 사인이 밝혀진 후 공론화시켜야 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지역 커뮤니티에도 "숨진 A씨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며 "A씨가 싸움이 끝난 후 귀가 하던 중 술에 취해 넘어지면서 기둥에 머리를 부딪친 후 오랫동안 움직임과 호흡이 없어 119에 신고한 것"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공유되고 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고등학생 무리 6명 중 3명이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했다. 폭행치사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A씨가 먼저 폭력을 행사해 대응했지만 죽게 할 의도 등은 없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현행범으로 체포했던 주범 2명은 곧 석방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미성년자인 점, 부모가 신원을 보증하는 등 신분이 확실해 도주 우려가 없어 보이는 점, CCTV 등 증거가 확보돼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점, 피의자 중 1명은 병원 치료 중인 점 등을 이유로 석방했다고 설명했다.

불구속 수사 중인 경찰은 이들에 대한 신병처리 문제를 검찰과 상의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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