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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파’ 갈루치의 후회 “북한 협상때 인권 문제 제기 안한 것 실수”

조선일보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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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제네바 합의 주역
‘인권 상황 개선 압박, 비핵화 협상에 방해’ 과거 입장 바꾼 것
미국의 대표적 ‘대북(對北) 대화파’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3일(현지 시각) “과거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갈루치 전 특사는 1993년 미측 수석대표로 북한과 협상에 나서 이듬해 ‘제네바 합의’를 끌어냈다. 당시 그는 북한에 인권 상황을 개선하라고 압박할 경우 비핵화 협상에 방해가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생각을 바꾼 것이다.

로버트 갈루치(오른쪽)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가 2017년 10월 16일 오후 연세대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특별 강연 직후 문정인(왼쪽)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얘기를 듣고 있는 모습. /이태경 기자

로버트 갈루치(오른쪽)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가 2017년 10월 16일 오후 연세대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특별 강연 직후 문정인(왼쪽)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얘기를 듣고 있는 모습. /이태경 기자


◇“北 인권 문제 제기 안한 것, 실수였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30년 전 제네바 합의 협상 당시 인권을 제기하기 원하지 않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당시 그것은 실수였던 것 같다”고 했다. 그간 미국 조야(朝野)에선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핵을 놓고 미국과 거래하게 하는 나쁜 관행을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왔었다.

그는 “(미·북) 관계 정상화가 단지 수사가 아니라 북한에는 극히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수십 년에 걸쳐 깨닫게 됐다”며 “미국이 북한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정권 교체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보장해도, 양국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신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내 인권 개선 없이는 (미·북간) 관계 정상화가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결국 북한 인권 상황 개선은 미·북 관계 정상화, 비핵화 협상 등의 선결 조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 내) 인권은 많은 이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는 스탈린주의 국가와 ‘정상적’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1994년 로버트 갈루치 미국 북한핵 대사(왼쪽)와 강석주 북한 외교부 부부장이 제네바 핵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DB

지난 1994년 로버트 갈루치 미국 북한핵 대사(왼쪽)와 강석주 북한 외교부 부부장이 제네바 핵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DB


갈루치 전 특사는 대북 군사적 옵션을 반대하고 협상·대화를 강조하는 ‘대화파’로 분류된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북이 긴장 관계에 있었을 때도 “미·북 양측이 전제 조건 없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었다. 이를 두고 VOA는 “(갈루치 전 특사의 주장은) 과거의 실수가 또 다시 반복돼선 안 되다는 것”이라며 “워싱턴에선 북한 인권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미·북간) 관계 정상화는 물론 평화 협정 체결도 어렵다는 인식이 우세하다”고 했다.

◇대화파 크리스 힐도 “인권 논의 이뤄져야”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모든 협상은 향후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 과정의 일환”이라며 “다른 모든 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인권을 무시할 수 없으며,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는 구체적인 상황에 달렸지만, 인권은 평화협정이나 관계 정상화라는 더 광범위한 절차에 반영돼야 한다”고도 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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