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싱선수들, 분홍 마스크로 '성범죄 혐의 선수 선발' 항의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이 지난 30일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분홍색 마스크를 쓰고 2020 도쿄올림픽 피스트에 올랐습니다.

31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에 따르면 분홍색 마스크는 대표팀에 성범죄 혐의가 있는 앨런 하지치가 포함된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려는 집단행동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치는 지난 5월 도쿄올림픽 선발전을 통과했지만 그 직후 여성 선수 3명이 2013년과 2015년 사이 그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하지치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컬럼비아대 시절인 2013~2014년에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난 6월 선수 자격 잠정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항소가 받아들여져 미국 스포츠 인권기구 세이프 스포츠 중재위원이 징계를 해제하면서 하지치는 후보 선수로 미국 펜싱 남자 에페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다만 세이프 스포츠는 징계를 해제하되 하지치와 다른 선수들 간 접촉을 차단해 올림픽 선수촌과 30여 분 떨어진 호텔에서 혼자 지내도록 했습니다.

홀로 검은색 마스크를 쓴 하지치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표팀 3명이 분홍색 마스크를 쓴 사진에 대해, 미국 여자 펜싱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이브티하즈 무함마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준 행동이었다"고 썼습니다.

하지치는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내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며 "증거를 확인하려 하거나 내 감정을 묻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이브티하즈 무함마드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정혜경 기자(choic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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