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의 네거티브와 윤석열의 치맥 회동, 성적표는?

[경향신문]

왼쪽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양강구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둘다 지지율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여권에선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이 양측 지지율에 보탬이 안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야권에선 윤 전 총장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치맥회동’으로 불안요인이 제거되면서 지지율 하락세에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있다.

오마이뉴스와 리얼미터가 지난달 21~22일·지난 12~13일·지난 26~27일 각각 실시한 조사(전국 2058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비교하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2.3%에서 27.8%로 대폭 줄었다가 가장 최근 조사에서 27.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 지사는 22.8%에서 26.4%로 올랐다가 25.5%로 다소 떨어졌다. 이 전 대표는 8.4%, 15.6%, 16.0%,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3.6%, 4.2%, 5.5%로 각각 소폭 상승추세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지난 12~14일·19~21일·26~28일 각각 실시한 조사(전국 1003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는 이 지사가 26%, 27%, 25% 였고 윤 전 총장은 20%, 19%, 19%였다. 이 전 대표는 14%, 14%, 12%를, 최 전 원장은 줄곧 3%를 기록했다.

여권측을 보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이 여권 후보인 양측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본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도쿄올림픽, 코로나19로 대선 후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후순위로 밀렸다”면서 “오차범위 내 변동이지만,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동시에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네거티브의 영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될 경우 민주당 후보에 대한 중도층의 이탈이 나타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지역 민심에선 네거티브전의 ‘손익계산’이 더 명확히 드러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찬반 표결’과 ‘백제 발언’ 공방이 시작된 지난 21일을 전후(12~13일·26일~27일)로 리얼미터의 호남지역 조사를 보면, 이 지사는 11.5%포인트 감소(43.7%→ 32.2%)했고, 이 전 대표는 2.6%포인트 상승(28.1%→30.7%)했다. 다만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 지사에 대한 지지 감소가 이 전 대표에게 오롯이 이동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으로 호남 지역에선 3·4위 후보가 반사이득을 얻었다는 주장도 있다. 같은 기간 정 전 총리 지지율은 2.9%에서 7.5%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지지율은 3.4%에서 7.0%로 각각 올랐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1위 주자는 호남불가론, 2위 주자는 민주당 정체성 부족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어부지리를 얻게 된 형국”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선 윤 전 총장이 지난 25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치맥 회동’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이지만 하락추세였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감소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26~27일) 조사에서 이 지사 및 이 전 대표와 가상 양자 대결에서 각각 2.7%포인트, 5.1%포인트 차로 앞선 것도 소득이다.

윤 전 총장이 ‘치맥 회동’을 계기로 국민의힘 입당에 보다 확실한 태도를 보인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주 120시간 근무’ 등 설화가 있었지만, 입당 가능성을 시사해 향후 행보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이 하락세 만회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치맥 회동을 두고 “여론조사 결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 전 원장은 선두권과는 격차가 크지만 리얼미터 최신 조사에서 5% 고지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향후 상승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희양·심진용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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