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서 故 에밀 조세프 카폰 신부의 가족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국가수반으로는 처음으로 유엔군 참전용사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의 인연’을 돼시기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미국 출신인 고(故) 에밀 조세프 카폰 군종신부에게 한국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을, 호주 출신인 콜린 니콜라스 칸 장군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하는 행사를 가졌다.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먼드 에밀 카폰씨가 대리해 훈장을 받았고, 코로나19로 인해 방한이 어려운 칸 장군을 대신해서는 증손녀인 이매진 스미스가 대리수상했다. 그동안엔 국무총리가 유엔군 참전의 날에 참전용사에게 국내 훈장을 수여해왔는데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수여했다.
카폰 신부는 1950년 7월15일 6·25전쟁에 군종신부로 파병되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박애를 실천, ‘6·25 전쟁 성인’으로 불린다. 그는 전쟁 중 조국으로 탈출할 수 있는 몇 번의 기회를 거절하고 자진해서 전선에 남아 부상자를 돌보다 1950년 11월 중공군에 의해 포로로 잡혔다. 이후 포로수용소 안에서 부상 병사들을 돌보는 등 군종 신부로서의 사명을 다하다 다음해 5월 23일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사망한 뒤 유해는 찾지 못하다가 올해 3월 신원불명의 전사자들이 안장된 미국 하와이주 국립 태평양기념묘지에서 발견됐다. 앞서 미국은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지난 2013년 자국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칸 장군은 1952년 7월, 호주왕립연대 1대대 소대장으로 참전하여 최전방 정찰 임무 수행 중 적군 총탄에 맞아 폐 손상을 입었다. 그는 호주 정부로부터 전투임무수행 공적을 인정 받아 1953년 6월 4일자 영연방호주공보에 올랐다. 칸 장군은 호주로 귀국한 후에도 6·25전쟁의 참상과 한국의 발전상을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수여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칸 장군은 소감 영상을 통해 “지금 우리가 아는 한국을 가능케 한 위대한 노력에 제가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이 자랑스럽다”며 “한반도의 영속적인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 한국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카폰 신부를 대신해 훈장을 받은 레이먼드 카폰씨는 “이 훈장은 명예를 기리는 특별한 훈장이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6.25전쟁 참전용사 및 전사자들께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는 훈장”이라면서 “삼촌을 대신하여 감사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유엔은 창설 이후 처음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연대와 협력이 한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역사에 깊이 각인했다. 카폰 신부님과 칸 장군님을 비롯한 22개국 195만 유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의 긍지이자 자부심이 되었다”면서 “정부는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의 인연’을 되새기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카폰 신부 유족에게는 6.25전쟁 당시 사용되었던 미군 철모를 활용해 카폰 신부가 착용하던 십자가가 달린 철모를 구현한 기념물을 선물했다. 칸 장군 가족에게는 호주군이 참전했던 가평전투를 기리고자 가평석을 활용하여 국가유공자 명패를 모티브로 한 기념석패를 선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서 故 콜린 니콜라스 칸 씨의 가족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하고 기념품을 전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이날 수여식에는 카폰 신부·칸 장군 가족 외에도 폴 러캐머라 유엔사사령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페르난도 레이스 몬시뇰 주한 교황청대사 대리, 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 캐서린 레이퍼 주한 호주대사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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