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자영업자들 “코로나보다 냉방비가 더 무서워”

조선일보 조유진 기자
원문보기
서울시는 ‘개문 환기 영업’ 권고
“손님들 덥다고 난리, 못지킨다”
10곳당 7곳은 출입문 닫고 장사
낮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치솟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역. 6번 출구 인근 500m 구간의 1층 식당·카페 24곳 중 5곳은 문을 열어둔 채 냉방을 하고 있었다. 문을 연 한 카페 입구에는 ‘내부 환기를 위해 부득이하게 출입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문을 닫지 말아주세요’란 안내가 붙어 있었다. 이 카페 사장 김모(40)씨는 “카페 직원들도 코로나에 걸릴까 불안해하고, 방역 지침도 있어 문을 열어놓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을 닫은 가게 주인들은 “문을 열면 냉방비도 부담이고 손님들도 싫어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절기상 대서(大暑)인 22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 사용이 올여름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이 냉방 중이지만 문을 연 채 영업하고 있다.  전기 절약을 위해 여름철 냉방을 가동할 때 출입문을 닫고 영업하는 것에 대해 안내해 왔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실내 공간 환기를 위해 문을 열고 영업하는 것을 막기도 힘든 상황이다./연합뉴스

절기상 대서(大暑)인 22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 사용이 올여름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이 냉방 중이지만 문을 연 채 영업하고 있다. 전기 절약을 위해 여름철 냉방을 가동할 때 출입문을 닫고 영업하는 것에 대해 안내해 왔지만,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실내 공간 환기를 위해 문을 열고 영업하는 것을 막기도 힘든 상황이다./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이 ‘개문(開門) 환기하라’는 방역 당국의 권고에 갈등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서울시는 지난 5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자영업자들에게 ‘에어컨 냉방을 할 때도 창문 일부나 출입문 등을 상시 개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하라’는 정부 지침보다 더 강화된 것이다. 다만 ‘개문 환기’는 강제 지침이 아니라 권고 사항이다.

그런데 본지가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역·성수역·광화문 등 주요 번화가에서 ‘개문 환기’ 현황을 확인했더니 가게 10곳당 7곳(70%)꼴로 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보다 냉방비가 더 무섭다”고 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29)씨는 “수도권 4단계로 저녁에 2명밖에 못 모이게 된 후 매출이 70% 이상 떨어졌다”며 “하루 20만원 매출도 안 나오는데 문 열고 있으면 버는 돈보다 냉방비가 더 나갈 것 같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손님들이 문 여는 걸 싫어한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정은경(24)씨는 “창문을 잠시 열면 손님들이 금세 닫아달라고 한다”고 했다. 서울 광화문의 고깃집 사장 김모(60)씨는 “잠시 개문 냉방을 한 적이 있는데, 요즘은 너무 더워서 아예 문을 열 수가 없다”며 “문을 열면 입구 주변 테이블은 뜨거워서 손님을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문을 연 가게들은 “코로나가 더 무서워서”라고 말한다. 서울 강남역 인근의 치킨집 사장 정정임(66)씨는 “점심에는 출입문 열고, 저녁에는 창문까지 다 연다”며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오지만, 확진자 나와서 가게 문 닫고 방역 소독하는 게 더 손해”라고 했다. 김기홍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냉방비 부담에도 혹시 영업 중단될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환기를 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고 했다.

서울시 감염병 연구센터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 19일까지 코로나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 2935명 중 환기가 불충분한 시설에서 발생한 비율은 31%(900명)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키기 힘들어도 충분한 환기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조유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윤석열 사형 구형
    윤석열 사형 구형
  2. 2전광훈 서부지법 난동
    전광훈 서부지법 난동
  3. 3최강록 흑백요리사2 우승
    최강록 흑백요리사2 우승
  4. 4한일 정상 드럼
    한일 정상 드럼
  5. 5임시완 과부하
    임시완 과부하

조선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