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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 '깜짝 우승' 임진희 "늦은 만큼 더 열심히…"

연합뉴스 권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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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세례 축하를 받는 임진희.[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꽃잎 세례 축하를 받는 임진희.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박민지만큼은 아니더라도, 내 이름을 알릴 수 있어 기쁩니다."

27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깜짝 우승한 임진희(23)는 '대세' 박민지(23)와 동갑이다.

하지만 KLPGA투어에서 임진희와 박민지의 위상은 하늘과 땅만큼 멀다.

대개 초등학교 5 ,6학년 때부터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에 나서는 다른 프로 선수와 달리 임진희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골프를 본격적으로 배웠다.

골프 여건이 좋은 제주에서 태어나 자란 덕분에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골프채를 잡았지만, 방과 후 활동이었을 뿐 선수가 될 생각은 없었다.

재미 삼아 나가본 대회에서 성적이 나쁘지 않았던 임진희가 골프 선수의 꿈을 품은 건 고교 진학을 앞두고서다.


함평골프고에 진학한 그는 그러나 뒤늦게 시작한 한계에 부딪혔다.

주니어 시절에 이렇다 할 주니어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한 그는 상비권이나 국가대표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어릴 때부터 주니어 무대를 휩쓸며 상비군, 국가대표를 지내다 프로가 된 또래들과는 교류할 기회가 드물었다.


그는 "박민지와 동갑이라 친구라 여기지만, 실은 친한 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어렵사리 프로 선수가 됐지만 시드를 잃고 다시 따기를 세 번이나 반복했던 그는 "아침에 눈 뜨면 연습하러 가서,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늦은 만큼 연습량이 많다"고 말했다.

성적은 늘 바닥권이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았던 건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규투어에 처음 올라왔을 때 공이 잘 맞았다. 거리도 멀리 갔고, 페어웨이도 별로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 겁을 먹었다"는 임진희는 "겁만 먹지 않으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퍼팅에 자신 있다는 그는 "퍼트만 따라주면 된다는 생각에 이번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시즌 상금 3억원 돌파와 첫 우승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잡았었다"고 밝혔다.

첫 대회에서 15위를 차지했지만 "조금 실망했다"는 그는 그러나 갑작스러운 손목 통증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한 번도 아파본 적이 없는 부위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치료를 받느라 연습을 제대로 못 한 그는 5차례 컷 탈락의 부진을 겪었다.

이번 대회도 큰 기대가 없었지만 경기력은 자신도 모르게 올라왔다.

"드라이버가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일이 많지 않았다. 두 번째는 퍼터가 잘 됐다. 라인이 하나도 헛갈리지 않아 확신을 갖고 쳤다"고 임진희는 이번 대회 우승의 원동력을 쑥 올라온 드라이버샷과 퍼트를 꼽았다.

"우승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임진희는 "마지막 홀 버디로 끝내고도 2위나 잘해야 연장전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보다 2년 시드 확보가 더 기쁘다는 임진희는 "아직도 실감이 안나고 얼떨떨하다. 행복한 날이다. 많이 노력해서 이 자리를 지킬 테니 지켜봐 달라"고 다짐했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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