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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정의 현장에서] 왜 넷플릭스만 무임승차해야 하나요?

헤럴드경제 박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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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보이지만 사실 단순하다. 1년 반 동안 이어진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이용료’ 분쟁 얘기다. ‘망을 이용했으니 합당한 비용을 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소비자 누구도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국내 데이터트래픽의 4.81%나 차지하는 넷플릭스는 두말할 것도 없다.

복잡해보이지만 사실 단순하다. 1년 반 동안 이어진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이용료’ 분쟁 얘기다. ‘망을 이용했으니 합당한 비용을 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소비자 누구도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국내 데이터트래픽의 4.81%나 차지하는 넷플릭스는 두말할 것도 없다.



넷플릭스의 국내 ‘망 무임승차’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넷플릭스는 이미 미국, 프랑스 등 타 국가에선 사실상 망 이용료를 내고 있다. 컴캐스트, AT&T, 버라이즌, 타임워너케이블에 트래픽 착신을 위한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 콘텐츠 전송담당 부사장이 지난 2014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직접 진술한 내용이다. 이외에 유럽, 일본 등에서도 망 이용료를 낸다. 유독 “왜 한국에선 무임승차인가?”하는 뒷말이 무성한 것도 이 같은 이유다.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카카오, 네이버, 왓챠 등 국내 사업자는 많게는 연간 수백억원의 망 이용료를 내고 있다. 최근 임명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망 이용 대가는 사업자 간 자율적인 협의사항이지만 이용료를 전혀 내지 않는다면 기울어진 것으로 문제가 있다”며 국내외 콘텐츠사업자(CP) 간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더욱이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굵직한 해외 공룡기업이 줄줄이 국내 진출을 앞둔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무임승차가 국내외 CP 간 역차별 문제를 심화시키는 전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다.

CP의 망 품질 의무 책임을 강화하는 국내 법적 근거도 생겼다. 지난해 국회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일 방문자 100만명 이상, 국내 트래픽의 1% 이상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사업자에 대해 망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했다.

국내 트래픽의 4% 이상을 차지하는 넷플릭스는 당연히 법 적용을 받는 대상이다. 넷플릭스는 단순히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콘텐츠를 ‘좋은 품질’로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콘텐츠 품질과 직격되는 네트워크 투자 등의 문제를 통신사에 떠넘겨 더는 ‘나 몰라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 여파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은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정당한 망 이용료→네트워크 투자→질 높은 콘텐츠 제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각 단계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네트워크 투자 부담이 한쪽으로만 기울어질 경우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네트워크 관리를 포기하거나 최종 이용자의 요금 인상이다. 어떤 방법이든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415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넷플릭스에 뜨거운 호응을 보낸 국내 소비자들의 힘이다. 넷플릭스의 성장을 이끈 소비자에게, 망 무임승차 결과의 ‘최종 화살’이 돌아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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