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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매번 文일정 전 메시지 내놔

동아일보 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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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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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제66회 현충일 하루 전날인 5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방명록에 쓰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대해 명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처음으로 대선을 9개월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상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양강구도 대결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왼다. 윤 전 총장은 이번 주내 공보담당을 선임해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 문 대통령 ‘나라를 나라답게’ 저격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윤 전 총장은 5일 현충원을 참배한 뒤 작성한 방명록 문구를 통해 대선 의지를 명확히 밝히면서 대선 행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윤 전 총장은 올해 1월 4일 검찰총장 신분으로 현충원을 참배했을 때 방명록에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라고 글을 남겼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불과 6개월만인 5일 현충원을 방문해선 ‘검찰’이 아닌 ‘나라’를 만들겠다고 썼다. 지난번엔 검찰의 수장으로서 글을 남겼다면 이번엔 나라의 수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핀 것이다.

특히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쓴 ‘분노하지 않는 나라’ 문구는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제19대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 공약 표어가 ‘나라를 나라답게’였는데, 국민들에게 이를 연상 시키며 ‘분노할만한 나라가 됐다’는 함의를 담은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또 대선 의지를 표명하는 날짜를 현충일로 택한 것이나 ‘분노’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도 전략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충일을 계기로 해 안보를 중요시하는 보수 지지층을 자신이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현 정권에 대한 분노하는 반문(반문재인) 세력의 결집을 유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사퇴 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가 터지자 “모든 국민이 분노하는 이런 극도의 부도덕 앞에서 선거를 계산하면 안 된다”고 언급하는 등 ‘분노’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해왔다.

윤 전 총장은 방명록 작성 후 충혼탑 지하 무명용사비와 위패봉안실에 헌화 참배하고 일반 묘역에서 월남전, 대간첩작전 전사자 유족을 만나 위로했다. 다만 전직 대통령들의 묘소는 찾지 않았다.

● 매번 文 주요일정 前 주요 메시지

윤 전 총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문 대통령의 주요 행사일정이 시작되기 전마다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타이밍의 정치’를 해왔다.


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있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 반도체의 신화’로 불리는 고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17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 있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 반도체의 신화’로 불리는 고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지난달 17일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 방미 출국(19일) 일정을 앞두고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찾았다. 당시 윤 전 총장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낸 정덕균 석좌교수와 만난 뒤 “반도체 분야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해야 결국 산업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 이 일정과 메시지는 문 대통령이 반도체 관련 기업 총수 등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방미일정을 시작하는 바로 전날(20일)에 언론에 공개됐다.

또 윤 전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지난달 10일) 전날 문 대통령의 경제기조인 소득주도성장 관련 비판 메시지를 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8일엔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을 만나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등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자영업자고, 자영업자는 국가의 기본인 두꺼운 중산층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말했고, 이를 9일에 공개했다. 윤 전 총장은 또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직전에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는 메시지를 내면서 정부여당이 주도해왔던 5·18 이슈를 선점을 시도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현충원을 방문해 현충일추념사를 발표하기 하루 전인 5일을 택했다.


● 수행 공보 등을 위한 참모진 구성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윤 전 총장 측은 이번 주 공보담당자를 발표하고 공개 활동을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민의힘 새 당 대표가 선출되는 전당대회(11일)나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일정 등을 검토하며 입당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본인의 외가 지역구(강원 강릉시) 국회의원이자 어렸을 적부터 동갑내기 친구로 지냈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본가 지역구(충남 공주시)의 정진석 의원으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최근 윤 전 총장이 각 분야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함께 동행했던 인물들 중 일부도 추천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일단 운전, 수행, 공보 등을 위한 5~10명 안팎의 소규모 참모진을 꾸리고 있지만, 참모진이 근무할 사무실을 구하는 작업은 입당 문제와 맞물려있어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근은 “주변의 조언과 상관없이 본인 결심에 따라 입당 시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은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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