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 '軍댓글공작' 이태하 전 단장, 실형 확정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이태하 전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사진=뉴스1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작성한 혐의를 받는 이태하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정치 관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단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단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530단 소속 부대원들을 동원해 인터넷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1만1221회에 걸쳐 댓글을 다는 등의 방식을 통해 정치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 전 단장은 2012년 대선 당시 여당 측 박 후보를 지지하고, 야당 측 문재인·안철수 후보와 정치인들을 비방하는 글을 부대원을 통해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향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부대원들에게 노트북 초기화 등을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 혐의도 받는다.

1심은 "부대원들에게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들을 반대 내지 비난하도록 지시해 조직적인 정치 관여를 야기 또는 조장했다"며 혐의들을 전부 유죄로 보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게시글 중 일부를 무죄로 보고 징역 2년에서 1년6개월로 감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현직 대통령과 정부의 특정 정책과 성과를 지지·옹호하는 글을 게시하는 것은 군법상 금지하는 정치적 의견 공표"라며 게시글 중 일부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깨고 추가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후 올해 1월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는 이 전 단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단장의 사이버 활동은 정치적 의견 공표에 해당되고 정치 관여의 고의도 인정된다"며 "국가기관이 특정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여론 형성 과정에 불법 개입한 행위는 대의 민주주의의 근본 정신을 훼손해 어떠한 명분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 전 단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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