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재헌씨 5·18 관련 연극 관람…관객 항의 받아

광주CBS 김한영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님 재헌씨 이 25일 광주 동구 광주아트홀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연극 '애꾸눈 광대' 관람을 마친 뒤 객석에서 항의가 터져 나오자 고개 숙이고 있다. 독자 제공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25일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지만 객석에서 광주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노씨는 이날 오후 광주 동구의 광주아트홀을 찾아 1980년 5월 광주를 무대로 한 연극 '애꾸는 광대-어느 봄날의 약속'을 관람했다.

'애꾸눈 광대'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현장에서 투쟁하다 한쪽 눈을 잃은 이지현씨가 기획하고 연출한 연극이다.

노씨는 이지현의 초청으로 연극 관람에 나섰다.

공연이 끝나자 일부 관객들은 노씨를 향해 "5·18 진상규명에 도움도 안 되는 방문은 이제 그만하라"고 항의했다. 또 다른 관객은 "신군부의 진압 책임을 회피한 듯한 문구가 담긴 회고록을 버젓이 내놓고 아버지를 대신해 참회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의 항의를 받은 노씨는 "본의 아니게 소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다음 기회에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5월 단체들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잇따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에 대해 '진정성 없는 보여주기식 반성 쇼'라고 비판한 바 있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일말의 기대를 하고 노태우의 진정한 사죄와 참회를 바랐던 광주시민과 5·18 희생자 가족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다"며 "노씨의 사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노태우의 육성이 담긴 진심어린 사죄와 함께 5·18 진상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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