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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압박 없었다” 밝혔지만… ‘中 견제’ 4개 품목 모두 담아 [한·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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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주요 내용 분석
쿼드 언급… 향후 협력 가능성 열어놔
美 ‘中 견제’에 사실상 손 잡아 분석
中 거론 안 해… 선 넘지 않으려 노력
정의용 “대만 관련은 일반적인 표현”

中매체 “韓 원칙 입장 고수 균형잡아”
文대통령·바이든 확대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文대통령·바이든 확대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 미·중 갈등 구도에서 중국이 민감해하는 사안이 다수 들어갔다. 그간 미·중 갈등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온 우리 정부가 미국의 입장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이다.

◆한·미 간 처음 언급된 양안 문제

이번 공동성명에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라는 문구가 포함됐는데, 한·미가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나라가 대만을 거론하면 중국은 내정간섭이라고 여긴다.

또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상공비행의 자유가 언급된 것, 미국과 첨단 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 역시 미국의 중국 견제 구도에 한국이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공동성명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는 반도체, 친환경 전기차(EV)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희토류), 의약품 등 4개 품목이 모두 거론됐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3일 통화에서 이번 정상회담 내용을 두고 “문재인정부 들어 한·미 간 주요 회의 이후 발표된 내용 중 중국에 대해 가장 강경하고 직설적인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2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미사일. 뉴스1

23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미사일. 뉴스1


한·미가 사거리 ‘최대 800km 이내’로 제한된 한국군의 미사일 지침을 완전히 해제한 것도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지점이다. 외견상으로는 한국의 미사일 주권 회복이지만, 미국이 직접 한반도에 자국 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고도 동맹인 한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공동성명에는 대중 견제 기구로 받아들여지는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의 중요성이 언급됐다.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부분에 포함시켜 직접적으로 중국을 겨냥하는 모양새는 피했지만, 처음으로 쿼드가 한·미 정상 간 공동성명에 언급된 것이다. 한국이 쿼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향후 협력 가능성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여럿 눈에 띈다. 중국에 대한 우려를 직접 명기한 지난 4월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과 달리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고,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일 정상회담 결과보다 강도가 완화됐다. 홍콩·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다.


◆文 “압박 없었다”, 정의용 “대만 관련은 일반적 표현”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우리 정부가 중국 견제 구도에 참여한 것이라는 해석을 부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하도록 압박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압박은 없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에는 인식을 함께했다”며 “양안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양국이 그 부분에 대해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전날 jtbc 인터뷰에서 “미국도 우리와 중국 간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는 많이 이해한다”며 “대만 관련 표현은 아주 일반적인 표현”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23일 KBS 인터뷰에서 “중국을 적시했다기보다는 대만의 안정과 평화가 우리 국익에도 직결된다는 의지”라면서도 “(한·미 간에 양안관계가 처음 등장한 것에) 중국도 고민할 것이다. 중국과의 외교에 많은 노력을 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대만이 거론됐지만 한국이 원칙과 입장을 고수하며 균형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홍주형·이도형 기자, 워싱턴=공동취재단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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