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남희 번역가 |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뒤에 붙는 익숙한 이름이 있다. ‘권남희 옮김.’ 일본 문학을 300권 이상 번역한 권남희(55)는 최근 산문집 ‘혼자여서 좋은 직업’(마음산책)을 펴냈다. 30년 차 번역가의 일상을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담았다. 그는 “살아남으려면 실력과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가 혼자서 쓰듯, 번역가도 마찬가지. 원서를 단박에 읽어낼 정도의 외국어 실력뿐 아니라 한국어 작품도 많이 읽고 또 써야 한다. 두 언어의 바다를 고독하게 유영할 때 도움이 됐던 책 다섯 권을 소개한다.
| 제목 | 저자 | 출판사 |
|---|---|---|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김정선 | 유유 |
| 우리 글 바로 쓰기(전 5권) | 이오덕 | 한길사 |
| 어른의 어휘력 | 유선경 | 앤의서재 |
| 배를 엮다 | 미우라 시온 | 은행나무 |
| 시옷의 세계 | 김소연 | 마음산책 |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글이나 말을 다룬 책에 관심이 많다. 사실 나처럼 문학 번역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텍스트는 국내 작가의 문학 작품이긴 하다. 바른 문장에다 고운 우리 말이 넘쳐나니까. 그러나 ‘비문’ ‘번역투’라는 말에 민감한 내게 김정선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또 다른 면에서 훌륭한 텍스트였다. 나는 책을 깨끗하게 보는 걸 좋아해서 다 읽고 난 책도 새 책 같은데, 이 책만 유일하게 고3 때 풀던 문제집처럼 포스트잇도 잔뜩 붙어 있고, 메모도 많다. ‘-적, -의, -것, -들’만 빼도 문장이 깔끔해지는 비법을 시작으로, 어색한 문장을 한두 단어 바꾸어서 멋진 문장으로 만드는 방법을 소설 형식을 빌려서 알기 쉽게 설명했다.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이라는 부제대로 그가 빼라는 것 빼고, 바꾸라는 것 바꾸고, 고치라는 것 고치다 보면 어느새 깔끔한 문장이 돼 있을 것이다.
[권남희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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