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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세 내면 저축 0원"…심상찮은 '전세의 월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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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집값상승 전망 ◆

매일경제
"전세에서 월세로 밀려나면 매달 내는 돈이 3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부담이 확 늘어납니다.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막막해요." 서울 영등포구 한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전세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한 차례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만 믿고 있다가 본의 아니게 이사를 간 지인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달 전세 이자가 30만원 정도인데 인근 아파트 월세를 알아보니 150만원까지도 가더라"며 "이런 상황에서 자금을 모으는 일은 꿈도 못 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월세 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부동산 보유세 등 세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전세 가격을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거세지고 있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9개월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2만239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는 4만1903건으로 34.2%를 차지했다.

임대차법 시행 전 9개월(2019년 11월~2020년 7월)과 비교할 경우 월세 거래가 더욱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월세 거래는 28.4%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월세 거래 비중이 5.8%포인트나 상승한 셈이다.

특히 서울은 월세 세입자가 전세 세입자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2020년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와 전세가 각각 31.3%, 26.2%를 기록했다.

5년 전에는 월세와 전세 비중이 각각 26.0%, 32.9%였는데 지난해 월세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월세 가격도 크게 올랐다. KB아파트 4월 월세지수는 105.5로 2015년 12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9개월 동안 5.07% 올랐다.

전문가들은 서울 공급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 1분기 1만4000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560가구에 불과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결국 전월세상한제 등으로 인한 전세의 월세화 현상과 물량 부족이 원인"이라며 "중장기 공급 물량이 나오면 안정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내년 중반까지는 지금과 비슷한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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