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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블로그를 통해 아들이 할머니에게 적은 편지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실종돼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가 실종되기 한 달여 전 할머니를 먼저 떠나보낸 사실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아버지 손현(50)씨는 1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정민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이 지난 3월13일인데 이런 글을 남겼었다"며 아들이 쓴 글을 공개했다.
해당 글에서 손씨는 "할머니, 마지막까지 같이 못 있어드려 죄송하고 아침에도 못 모셔다 드려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까 할머니 얘기는 제가 잘 모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할머니 옛날 얘기도 여쭤보고 더 전화할걸"이라고 후회를 내비치며 "항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빠 말 잘 듣고 남에게 좋은 영향 주는 사람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지켜봐달라"며 "너무 보고 싶고 정말 사랑한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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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블로그를 통해 아들이 할머니에게 적은 편지를 공개했다. [사진=손정민 아버지 블로그] |
손씨는 아들의 메신저를 검색하던 중 해당 내용을 발견했다며 "내 말도 잘 듣고 훨씬 나중에 (할머니를) 만나도 되는데 왜 빨리 찾아갔는지"라고 했다.
손씨는 최근 건강 악화로 아내와 함께 병원을 다닌다고 알렸다.
그는 "상대방 변호사 관련 얘기를 듣던 중 갑자기 '피꺼솟'('피가 거꾸로 솟아오른다'의 준말)했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모든 게 헛수고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도 의혹이 많은데 연관 지을 수 없다니"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어쨌든 내가 침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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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공원 근처에서 실종됐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의대생 손정민(22)씨의 아버지가 블로그를 통해 아들이 할머니에게 적은 편지를 공개했다. [사진=손정민 부친 블로그] |
한편 서울의 한 사립대 의대 재학생인 손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친구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다가 실종됐다. 이후 실종 닷새 만에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목격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고 손씨가 실종된 인근의 폐쇄회로(CCTV) 54대와 차량 133대의 블랙박스도 조사 중이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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