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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군 버스 탄 4살 아이 모습 포착…"무명열사 가능성"

연합뉴스 천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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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쟁 마지막날인 27일 붙잡힌 이동춘 목포과학대 교수와 상무대로 이동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외신기자가 촬영한 계엄군 차량에 체포된 시민[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외신기자가 촬영한 계엄군 차량에 체포된 시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날 군 버스에 타고 있던 4살 남자 어린이의 모습이 외신 기자의 영상과 사진에서 발견됐다.

국립 5·18 민주묘지 무명 열사 묘역에 신원을 알 수 없는 4살 남아가 안장돼 있는데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10일 옛 전남도청 복원 추진단에 따르면 1980년 5월 27일 전남도청 앞에서 이동춘 목포과학대 교수가 군용 버스에 타고 있는 사진이 발견됐다.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국 기자 노먼 소프가 당시 촬영한 사진으로 지난 7일부터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 전시됐다.

이 교수는 4살쯤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를 안고 있었는데, 복원 추진단은 이 교수와 이 아이가 선명하게 찍힌 영상도 확보했다.

해당 영상은 영국 BBC 방송에서 가지고 있는 것을 KBS가 확보해 추진단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당시 최후항쟁을 위해 전남도청 2층 부지사실에 있다가 진압 작전을 하던 계엄군에게 붙잡혔다.

군인들은 그와 함께 체포한 시위대를 옛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사이에 있던 통로 길에 집결시켰다.

여기에서 만난 고등학생 남녀 2명이 자신에게 이 아이를 맡겼다고 이 교수는 기억했다.


이동춘 목포과학대 교수가 어린이를 안고 군용 차량에 타 있는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동춘 목포과학대 교수가 어린이를 안고 군용 차량에 타 있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이 아이를 안고 군 버스에 실려 분류 심사를 했던 상무대 영창으로 끌려가 헌병에게 아이를 인계했다.

이후 아이의 행방은 알 수 없게 됐지만 10년 전쯤 헌병대에 근무했던 동생의 지인으로부터 "부대에 있던 아이가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을 뿐이었다.

이 교수는 이 아이가 신원을 알 수 없는 채로 국립 5·18 민주묘지에 묻혀있는 무명 열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무명 열사는 1980년 6월 광주 남구 효덕초등학교 건너편 야산(과거 인성고, 현 광주대 인근)에서 암매장된 채로 발견돼 5·18 묘지에 안장됐다.

당시 검시 조서엔 왼쪽 목덜미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이 조서엔 "30대 여성이 군용 차량에 싣고 와서 인성고 앞산에 매장하고 돌아갔다"는 경찰 관계자의 진술이 적혀있다.

이에 따라 이 교수는 자신이 군인에게 맡긴 아이가 군인들의 관리 소홀로 부대 안을 돌아다니다가 초병에게 총격을 당했고, 국군통합병원으로 옮겨진 뒤 시신 처리를 위해 암매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그는 "당시 4살쯤으로 보이는 남자아이랑 함께 있었다고 이야기해 봐야 증거가 없는 이상 믿을 리 없어서 가슴에 담아뒀다"며 "그런데 최근 이 자료가 발견되면서 이제서야 말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단서가 확보된 만큼 5·18 진상조사규명위원회 등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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