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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파인더] "한국이 원전 오염수 더 버린다"는 일본 주장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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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연간 삼중수소 배출량
일본이 방류 발표한 삼중수소 배출량과 비슷
"희석해 방류하면 문제없다"는 의견 있지만
우리 정부 "사고 원전의 장기간 방류 불확실성 커"

한국일보

수협중앙회·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수산단체들이 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계획이 유해성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오염수 방출에 강하게 반발하자, 일본에선 오히려 "한국을 비롯 세계 각국 원전도 평소 삼중수소(트리튬) 등 방사성 폐기물을 방류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실제 14일 자 일본 조간신문은 후쿠시마에서 매년 배출하기로 한 삼중수소보다 한국은 더 많은 삼중수소를 배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역시 다른 나라처럼 배출 허용기준치 이하로 오염수를 방류하는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정상 운영 중인 원전과 사고를 겪은 원전을 단순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반론도 높다.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사실을 짚어 본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배출량이 후쿠시마보다 많은 건 사실


14일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와 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UNSCEAR)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언론매체의 주장은 대부분 사실이다.

실제 2016년 한국 월성과 고리 원전에서 각각 23조 베크렐(㏃)과 45조 ㏃의 삼중수소가 바다로 방류됐다. 프랑스 트리카스탄(54조 ㏃·2015년), 영국 헤이샴B(390조 ㏃·2015년), 미국 캘러웨이(42조 ㏃·2002년), 캐나다 부르스 A·B(892조 ㏃·2015년)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후쿠시마 원전에선 동일본대지진 발생 전 해인 2010년 2조2,000억 ㏃이 방출됐다. 월성 원전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일본 정부가 이번에 향후 20~40년 동안 방출하겠다고 발표한 삼중수소 양(연간 22조 ㏃)을 감안하면, 이론상 다른 국가 원전에서 나오는 삼중수소 배출량이 후쿠시마 원전보다 최대 수십 배 많은 건 사실이다.
한국일보

시각물_세계 각국 원전에서 나오는 삼중수소 배출량


위험성 놓고는 의견 갈려... '농도 VS 총량'


삼중수소 해양 배출은 안전할까. 이에 대해서는 원전 전문가와 환경 시민단체 의견이 갈린다. 원전 전문가는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중시한다. 고농도의 방사성 물질도 물로 희석해 허용기준치 이하로 농도를 낮추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 원전에서 배출 가능한 삼중수소의 관리기준 수치는 ℓ당 4만 ㏃이다. 월성 원전은 삼중수소를 ℓ당 13.2㏃로 희석해 방류한다.

일본 원전의 배출 기준은 한국보다 덜 엄격한 ℓ당 6만 ㏃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ℓ당 1,500㏃로 희석, 해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때문에 원전 전문가 사이에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 정부가 이번 일본의 결정에 "국제 안전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이유다.

반면 환경단체는 삼중수소의 ‘총량’을 문제 삼는다. 제한된 규모를 가진 바다에 매년 막대한 양의 삼중수소가 배출되면 지속적으로 총량이 증가, 결국 임계점에 도달해 환경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논리다. 때문에 환경단체는 아예 전 세계 원전 가동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환경단체의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삼중수소 양은 지구 전체 총량의 0.0014%밖에 되지 않는다”며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총량 기준에서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은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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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대사 신임장 제정식 후 열린 환담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에게 일본 정부가 어제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결정한 것에 우려를 표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정상 원전과 사고 원전 단순 비교 안 돼"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반 원전과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원전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상 운영 중인 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폐기물을 국제적으로 정한 안전기준에 따라 배출하는 건 국제적 논의와 공감대를 거친 사안인 반면, 사고 원전의 오염수를 해양에 대량 방출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란 설명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초래할 환경적 불확실성이 크다. 김윤우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 방재환경과장은 “과거 원전사고가 발생한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도 아직 폐로가 완료되지 않았는데, 후쿠시마 원전 폐로가 앞으로 100년이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며 “장기간 사고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했을 때 미칠 환경적 영향에 대해 현재 과학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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