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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참패 상징으로 주목받는 ‘내곡동·구로구·광진구’…정권 심판 정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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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7일 밤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선거캠프를 찾아 캠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떠나고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참패를 상징하는 곳으로 서초구의 내곡동과 구로구, 광진구가 주목받고 있다. 내곡동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당선인의 ‘셀프보상 의혹’이 제기된 곳으로 여권 공세의 핵심 지역이었다. 또 구로구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내리 3번이나 이긴 곳으로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었고, 광진구는 오 당선인이 1년 전 제21대 총선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게 석패한 곳이었다.

이 세 지역에서 오 당선인의 승리는 불공정, 부동산 실정으로 요약되는 정부 여당에 대한 심판 정서가 네거티브, 지역 고유의 정치색을 압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내곡동 ‘오>박’(30%포인트), ‘네거티브 소용없어’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초구 내곡동에서 오 당선인은 9095표 중 5827표(64.0%)를 얻어 3023표(33.2%)에 그친 박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눌렀다.

내곡동은 이번 보궐선거 초반부터 이목이 집중된 곳이었다. 처가 소유 내곡동 땅이 있는 오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중에 이 지역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민주당이 선거 초반부터 제기하면서다. 특히 오 당선인이 지난 2005년 이 땅의 측량에 참여했고, 인근에 있는 ‘생태탕’ 식당에 들렀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선거 마지막 날까지 여야 공방이 이어졌다. 민주당은 연일 “내곡동 땅을 몰랐다”는 오 당선인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퇴를 주장했다. 생태탕 논란은 공약 경쟁을 덮었고 급기야 지난 5일 오전 한 때 구글트렌드에서 검색어 ‘생태탕’이 ‘박영선’을 추월하기도 했다. 또 오 당선인이 신었다는 페라가모 구두의 색깔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내곡동에서 오 당선인의 압승은 민주당이 집중했던 네거티브 이슈가 표심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연합뉴스에 “오세훈 후보의 의혹을 검증하는 데 집중하면서 오히려 박영선 후보의 강점은 가려졌고, 결국 생태탕과 페라가모 신발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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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 광진구 중곡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로구 ‘오>박’(9.4%포인트), ‘민주당 텃밭마저…’

오 당선인의 바람은 박 후보의 지역구였던 구로구에서도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전체 투표수 20만5837표 중 오 당선인이 절반이 넘는 10만8763표(52.8%)를 얻어 박 후보(8만9385표, 43.4%)에 앞섰다.

구로구는 박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지역이다.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구로을에서 내리 3번을 이겼을 정도로 입지가 탄탄한 곳이다. 지난 6일 한 커뮤니티에 “여러분의 구로 박, 박영선입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박 후보의 애착이 강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 25일 열린 선거운동 출정식이 열린 곳도 구로구였다. 당시 박 후보는 “제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처음 구로에 출마했던 2008년이 생각난다. 처음에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었지만, 일주일 만에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박영선을 선택해주셨다”면서 “시민 분들이 지금 부동산 문제 때문에 여러 가지로 가슴에 응어리가 졌는데 제가 서울시민의 화를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텃밭이자 박 후보 개인의 정치적 자산이기도 한 구로구 표심마저 오 당선인의 손을 들어준 건 여당의 전통 지지층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평가된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을 심판하겠다는 민심이 확산일로인데도 이들은 조금도 겸손하지 않았다”면서 “궁지에 몰리자 민주당이 내놓은 몇가지 사과에 진정성이 없음을 어린 아이들도 알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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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광진구 ‘오>박’(16.8포인트), ‘민주당 이탈 민심 확인’

광진구도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목이 집중된 핵심 지역이었다. 오 당선인이 1년 전 총선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게 2.55%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투표함을 열어보니 광진구 유권자들은 오 후보에게 9만8620표(56.2%)를 몰아줬고, 박 후보가 얻은 투표수는 6만9179표에 그쳤다. 오 당선인과 박 후보의 격차는 16.8%포인트에 달했다.

이처럼 1년 새 극명하게 달라진 광진구의 표심은 정부 여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얼마나 빠르게 민주당에서 이탈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 의원이 오 후보 서울시장 출마 선언 당시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음에도 여전히 조건부 정치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민주당 지지층을 자극했지만 광진구 민심은 정권 심판에 기울어져 있었다. 광진구의 한 주민은 “1년 전 참신한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민주당에 표를 던졌지만 실망감만 커졌다”면서 “국민의힘이 좋다기 보다는 민주당이 싫었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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