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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이창호, 통산 2000승 누가 먼저 이룰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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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바둑]
조훈현(68)과 이창호(46). 현대 한국 바둑을 대표해온 두 거목이 아직도 우열을 겨루는 분야가 있다. 평생 흘린 땀의 집대성인 통산 최다승 부문이다. 비록 최일선 무대는 아들·손자뻘 후배들에게 넘겨 주었지만 두 사제의 최다승 레이스는 조용하면서도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조훈현(왼쪽)은 제자 이창호와 평생 311판(119승 192패)을 겨루는 등 모든 기록 부문서 경쟁을 계속해왔다. 사진은 2016년‘한국 바둑의 전설’리그 때 두 사제의 대국 모습. /한국기원

조훈현(왼쪽)은 제자 이창호와 평생 311판(119승 192패)을 겨루는 등 모든 기록 부문서 경쟁을 계속해왔다. 사진은 2016년‘한국 바둑의 전설’리그 때 두 사제의 대국 모습. /한국기원


현재 조훈현은 통산 1955승(830패 9무승부)을 기록 중이다. 평생 2794국의 공식전을 소화했고 승률은 70.2%에 이른다. 이 기록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다승 기록이기도 하다. 일본 다승 1, 2위인 조치훈(1558승)과 린하이펑(1434승)을 압도한다. 중국기원에서는 “집계 자료가 없어 답을 줄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한국 2위 겸 세계 2위가 이창호다. 통산 1800승(716패·승률 71.5%)으로 조훈현과 155승 차다. 조훈현의 최초 2000승 고지 등정이 가능할지, 이창호가 스승을 추월할 수 있을지, 그 시점은 각각 언제쯤일지 등으로 관심사가 모아진다. 역대 최다승 3위 서봉수(68)는 1714승으로 추격권 안에 있지만 연령상 따라잡기 힘들어 보인다.

먼저 조훈현의 2000승 등정 가능성부터 보자. 단 45승이 남았을 뿐이다. 전성기의 그라면 1년이면 충분한 승수다. 그는 국회의원직을 마치고 복귀하면서 “앞으로 일반 기전은 불참하고 국제 시니어 대회 등에만 출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0년 말 돌아온 조 9단은 녜웨이핑컵·농심배 이벤트 등에 나가 6승을 챙겼다. 국내 시니어 대회인 대주배는 불참했다.


조 9단이 매년 10승 정도씩 쌓아갈 경우 4년 반 뒤인 2025년 말 72세쯤 2000승에 도달한다. 연간 5승 안팎에 그친다면 10년 가까이 걸릴 수도 있다. 2000승 달성 여부와 시점 등은 상당 부분 조 9단의 출전 선택 범위에 달려있는 셈이다.

이창호 9단은 조 9단에 비해 활동 반경이 넓다. 지난 바둑리그 시즌 때 젊은 후배들 숲을 뚫었고, 본선서도 3승을 올려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2019년 20승, 2020년 22승을 따냈다. 연간 20승을 유지할 수 있다면 2000승까지 꼭 10년이 소요된다. 이창호의 나이 56세 때다. 훗날 시니어리그(50세 이상만 출전) 등에 합류하면 더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스승 승수를 추월까지 하려면 그때부터 또 시간이 필요하다.


당대 최고수로 군림 중인 신진서(21)는 언제쯤 2000승 고지를 밟을 수 있을까. 현재 총 513승을 거둔 그는 2018년 82승, 19년 78승, 20년 76승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연 승수 평균을 79승으로 보고 대입하면 약 18.8년이 걸린다. 신진서가 마흔 살에 진입하는 나이다. 물론 요즘 페이스를 그때까지 지속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앞날은 누구도 모른다. 인간의 기량도 굴곡이 있고, 기전 숫자 등 바둑계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최고의 게임 바둑에서 최초의 2000승에 먼저 깃발을 꽂을 사람이 누군지는 여전히 궁금하다. 전성기 때의 30년 대결로 모자라 조훈현과 이창호 두 사제의 ‘올타임 베스트’ 다툼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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