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새 서울시장, 공무원 믿고 권한 과감히 나눠달라”

헤럴드경제 이진용
원문보기
서정협 권한대행 7일 임무 끝

작년 7월 바위덩이 누르는 느낌

공직생활 30년 권한대행 큰부담

광화문 재구조화 등 ‘월권’ 비판

갑자기 뒤집는 일이야말로 ‘월권’

지하철요금 인상 미뤄져 아쉬워

1만 ‘늘공’ 전문성·자부심 키워야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지난 2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난 9개월간 급작스레 서울 시장의 빈 자리를 채웠던 ‘늘공’(일반직 공무원)이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다.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 권한대행’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 그의 여정이 곧 결승점을 통과한다. 새 시장 선출과 함께 그간의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된 서 권한대행이 그간의 논란과 소회를 풀어놨다.

“작년 7월 이후 바위덩어리가 누르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어깨가 참 가벼워졌다”.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오후, 서울시청사에서 만난 그는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조순 시장부터 고건,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시장까지 두루 모셨다”며 “30년을 바라보는 공직 생활을 돌이켜보니 시민들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시장을 뽑아왔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제 역할을 모두 하셨다”고 말했다.

▶월권 논란 따른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TBS이사장 선임’...왜?=공직 생활 30년을 바라보는 그에게도 권한대행의 부담감은 컸다. 시장대행 자리에서 결정한 굵직한 시정 현안에는 ‘직권남용’ 꼬리표도 뒤따랐다.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권한대행의 월권이란 비판을 받았다. 그 역시 “가장 결정하게 어려웠던 안건”으로 꼽는 사업이다. 서 권한대행은 “과정상 논란과 개인적 부담이 컸지만 보행중심 도시라는 큰 철학에 시민들이 만족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고 운을 띄웠다. “적절히 끌다가 다음 시장에 넘기면 된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시민 의견을 반영해 추진해 온 사업을 권한대행 손으로 갑자기 ‘안 하겠다’ 뒤집는 일이야말로 월권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장 보궐선거를 석달여 남겨두고 임기 3년짜리 TBS 이사장을 임명한 결정은 정치적 선택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TBS는 이사장 공석 시 (이사회 운영규정에 따라) 사장이 대표이사 겸직을 해 견제장치 없이 스스로 기안하고 사인하게 된다”며 “불필요한 이사는 임명하지 않았고 이사회가 제대로 운영되는 서울디지털재단, 서울장학재단 등 투자출연기관 기관장은 자리를 비워놨다”고 설명했다.

임기 중 추진하지 못해서 아쉬움을 남긴 안건은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서울교통공사의 지하철 요금 인상안이다. 그는 “선거 앞두고 처리하기에 어려운 과제라는 이유로 늘상 차일피일 미뤄졌는데, 권한대행으로 해결하지 못해 아쉽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시장 궐위시에 교통요금을 인상해 다음 시장이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우리 후배 그리고 아들 딸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공사도 회사다. 적자를 세금과 지방채, 회사채로만 메꿀 수는 없다. 시민들에게 상황을 잘 설명해 적절한 시기에 교통요금을 인상 해야 한다”고 했다.


▶9개월 임기엔 ‘일하는’ 권한대행 필요=그는 논란이 예상되는 결정들을 부침없이 밀고나간 원동력이 서울시 역대 최장기간에 해당하는 9개월 임기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서 권한대행은 “임기가 3개월이었다면 주결정들을 미루다 넘겨줄 수 있지만 9개월은 그러기 힘든 시간”이라며 “일하는 권한대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 실제로 그는 임기 중 코로나19 대책과 민생대책을 비롯해 17차례를 직접 브리핑했다. 현장방문은 43차례 나갔다.

시간만 때우다 갈 수는 없다는 부담감에 병상에서도 정신을 바짝 차렸던 일화도 공개했다. 작년 9월 건강 문제로 수술대에 올랐을 때 얘기다. 그는 “몸에 달린 줄만 10개가 넘었고 진통제만 세 개를 맞던 와중에도 뉴스로 청량리 전통·청과물시장 일대에 화재 소식을 봤다”며 “곧바로 시에 연락을 해서 소방재난본부장, 행정2부시장과 통화해 현황을 보고 받고 조치를 당부한 뒤 곧바로 기절했다”고 했다.


다만 당시 병상에 올랐던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상태였다. 다만 누구나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어 말씀드릴 수 없다. 나중에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그때 병명을 밝히겠다“며 극구 손사래를 쳤다.

▶“새 시장, 공무원 믿어달라...市 1만 늘공, 전문성·자부심 갖고 일해야”= 이리저리 오가는 대화 속에서 서 권한대행이 수차례 강조한 건 이날 공무원을 향한 새 시장의 믿음과 신뢰였다. 그는 “시장이 되신 분이 공무원들을 믿어줘야 한다. 공무원의 역량을 믿고 권한을 과감하게 넘겨달라. 실국장, 과장들과 권한을 나눈다면 공무원들은 더 열심히 뛸 거고 시장이 바라는 바를 실현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시에서 뒷받침해 달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그는 “최근 직원이 업무상 고소·고발을 당했을 때 법률지원제도 예산을 확대하라고 했을 정도로 업무 중 고소나 고발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이 많다. 직원들이 소극적으로 변하지 않도록 소신껏 일하면 분쟁이 생겨도 서울시에서 지원해 준다는 믿음을 주고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차기 시장이 우선시 해야할 시정 안건으로는 코로나 대응을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그는 “시장 후보 공약에서 코로나 대응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작은데, 코로나 확산을 막고 민생경제 살리는 일이 첫번째로 중요하다“”며 주택시장의 불공정·불평등 문제, 서울의 미래 먹고 살 거리 등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늘공’을 향해선 전문성과 자부심을 갖춰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공무원도 이제 전문성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전문성이 없으면 조직엔 계속해서 외부 전문가가 들어온다. 시 차원에서도 공무원 전문성을 향상시킬 경력관리 제도를 실질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그는 “서울 시청을 떠나는 날까지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말을 마쳤다. 시청팀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스완지 엄지성 시즌 2호골
    스완지 엄지성 시즌 2호골
  2. 2김민재 뮌헨 잔류
    김민재 뮌헨 잔류
  3. 3다니엘 라이브 방송
    다니엘 라이브 방송
  4. 4지드래곤 위버멘쉬
    지드래곤 위버멘쉬
  5. 5장우진 준우승
    장우진 준우승

헤럴드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