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윤석열, 용기 있다면 `검증의 링` 올라와야"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차기 대선 도전을 선언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을)이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용기가 있다면 `검증의 링`에 올라오라”고 촉구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노진환 기자)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총장이 사전투표 일정을 언론에 공개했다”면서 “사실상 정치 행보를 보이는 듯하다.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언론을 통한 국민 검증은 피하면서 언론을 자기 홍보의 수단으로만 쓰는 건 얄팍한 방식”이라면서 “대통령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결코 취해서는 안 될 행태다. 여론조사 1위라면 국민적 기대에 걸맞게 책임 있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정말 정치에 뜻이 있고 대통령의 꿈을 갖고 있다면 라커룸에서 몸만 풀지 마시고 검증의 링 위로 올라와야 한다”면서 “국민이 실력과 준비된 정도를 알아야 한다. 나 또한 그 링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노골적인 정치 활동에 대해 “대한민국 검찰을 `정치 검찰`이라는 불행의 수렁으로 끌고 들어가는 행위”라면서 “선을 넘는 정도가 아니라 담을 넘는 노골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별의 순간`은 순간이지만, 검증의 시간은 길다”면서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았는데 국민들에게 검증의 시간도 드리지 않고 그럴싸한 행보와 애매한 말투로 인기가 끌겠다는 것은 삼류 정치이자 국민 모욕행위”라고 덧붙였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서도 “폼 나고 그럴싸한 이야기나 애매모호한 표현과 행보로 인기만 얻으려고 하면 그것은 권력을 탐할 뿐인 것”이라면서 “세상을 바꾸거나 국민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할 정치인의 책임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윤 전 총장은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마쳤다.

오전 11시 4분쯤 감색 양복 차림으로 도착한 윤 전 총장은 쏟아지는 취재진 질문에 “아버님께서 기력이 전 같지 않으셔서 모시고 왔다”고만 말했다. 11시 11분쯤 투표를 마친 뒤 나오면서도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K7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