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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교수 성학, 자위행위에 대하여

뉴시스 백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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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세영 교수(경희대 한의대 신계내과학) '성학'<57>

‘레디(ready), 에임(aim), 화이어(fire)!’ 갑자기 웬 영어가 등장했는지 어리둥절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약간의 유머 감각이 있는 독자라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금방 알아차렸을 것이다. 앞의 용어는 군대에서 소총 사격을 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우리말로 하면 ‘사격 준비, 조준, 발사!’에 해당한다. ‘깊은 밤 깊은 곳에(The Other Side of Midnight)’라는 시드니 셀던(Sidney Sheldon) 원작의 영화 맨 마지막에도 똑같은 표현이 나온다.

국방의 의무를 마친 남성들은 다 알겠지만, 사격은 굉장히 위험하다. 그래서 보통 때는 다정다감했던 장교나 조교들도 사격장에만 가면 무섭게 돌변한다. 행여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몇 번씩 주의를 준다. 그도 모자라 ‘피가 나고 알이 박히고 이가 갈리는’ 사격술 예비 훈련, 즉 ‘피알아이(P.R.I.)’를 무진장 시켜댄다. 충분한 예비 훈련을 마치고서 사선(射線)에 오르면 이제는 지휘자의 명령에 따라 과녁에 정확히 명중시켜야 한다. 발사라는 지시가 내려지기 이전에 격발한다든지, 명령은 진작 떨어졌는데 쏠 생각을 않는다던지 하면 큰일 난다. 또 과녁은 이 쪽인데 저 쪽을 향해 열심히 쏘아대든지 하면 합격점을 받지 못해 엄청난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

능소능대(能小能大)한 물총을 가진 남성들도 마찬가지이다. 정상적인 성욕에 의해 힘찬 발기를 시도했다면, 사정 또한 적절히 잘 해야 소기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사선에 오른 사수가 지시에 따른 올바른 사격을 완수해야 특등 사수라는 칭호를 부여받는 것처럼, 잠자리에서도 올바른 사정을 완수해야 최고 남편이란 칭찬을 얻을 수 있다. 성욕, 발기에 이어 성교의 제3단계에 해당하는 사정(射精)에 문제점이 있는, 소위 격발불량에 해당하는 질환들을 알아보자.

“유다가 오난에게 이르되 네 형수에게로 들어가서 남편 아우의 본분을 행해 네 형을 위해 씨가 있게 하라. 오난이 그 씨가 자기 것이 되지 않을 줄 알므로 형수에게 들어갔을 때에 형에게 아들을 얻게 아니하려고 땅에 설정(泄精)하매 그 일이 여호와 목전에 악하므로 여호와께서 그도 죽이시니….”

‘갑자기 웬 성경 구절’ 하며 갸우뚱하겠지만, 이는 바로 과녁도 없는 곳에다 방아쇠를 당겨 총알만 낭비하는 자위행위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자위(自慰: masturbation)란 남녀가 성적 파트너 없이 스스로 자기 자신의 성기에 대해 마찰, 압박 등의 자극을 가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얻는 행위를 말한다. 그 방법으로 남성들은 손으로 음경을 마찰하는 일이 많고, 여성들은 정신적 상상을 비롯해 외음부, 질, 유방과 유두, 성기 전체의 마찰 등 매우 다양하다.


행위의 습득 시기는 대개 남성은 13~17세, 여성은 12~20세다. 20세까지 여자는 58%, 남자는 97%가 자위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일생 동안 90% 이상의 남자, 60% 이상의 여자는 자위의 경험을 갖게 되고 기혼 여성 중 55%는 결혼 후에도 계속해서 자위행위를 한다고 보고된다. 자위를 알게 되는 동기는 50% 정도가 성적 충동으로 우연히 시작하고 30% 정도는 친구들에게서 배우거나 영화, 잡지 등을 통해 알게 된 것이라고 한다.

현대인의 대다수가 탐닉하는, 그래서 가장 대중적인 자기만족 방법인 자위행위는 ‘마스터베이션, 오난이즘, 수음’ 등으로도 불린다.

자위(自慰)란 자체위안(自體慰安), 자기위로(自己慰勞) 등의 준말이니 문자 그대로 스스로 자신을 위로하는 행위다. 이렇게만 따지면 우리들 인간은 아마 100% 자위의 경험을 갖게 된다. 왜냐하면 한 순간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을 때 흔히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얼굴을 감싸는 것도 일종의 자위행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성적 감각이 가장 예민한 부분을 손이나 손의 대체물로 자극해서 극치감을 얻는 행위를 자위라고 정의한다.


마스터베이션(masturbation)의 어원은 라틴어의 ‘사람 또는 사나이’란 뜻의 ‘mas’과 ‘떠들썩하게 하다 또는 마음을 어지럽히다’라는 뜻의 ‘turbo’의 합성어다. 사나이의 마음을 흩뜨리게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20세기에 이르러 독일의 성과학자들은 ‘손’이라는 뜻의 ‘manus(hand)’와 ‘더럽히다 또는 능욕하다’라는 뜻의 ‘stuprare(rape)’가 합성된 것이라 주장했으며 의학대사전에는 이들의 주장이 실려 있다. 아무튼 글자 그대로 마스터베이션은 손으로 자신을 능욕한다는 뜻이다. 물론 손 이외의 대용물도 많이 사용하지만….

마지막으로 오난이즘(onanism). 오난이즘은 글의 서두에서 인용한 성경의 창세기에 기록된 오난의 행위에서 유래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일종의 피임법이다. 즉 유다(Judas)의 차남 오난(Onan)은 장남인 엘(Er)이 죽고 나서 ‘형사취수(兄死取嫂)’의 명을 받지만 형수인 다말(Tamar)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만들기 싫어 정액을 땅에 쏟는 방법을 취했으니, 이는 피임법의 한 가지인 질외사정(膣外射精)인 것이다. 때문에 성적 파트너 없이 행하는 자위와는 차이가 있지만, 육체적 쾌감을 얻는 성행위라는 점에서 자위와 동일한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이밖에도 손으로 음란한 짓을 행한다는 수음(手淫), 스스로 자신을 어지럽힌다는 자독(自瀆), 또 자신의 성기를 주물럭거려 쾌감을 얻는다는 순 우리말 ‘용두질’, 그리고 시쳇말로 가장 빈번히 쓰이는 ‘손장난’ 등도 모두 자위행위를 일컬을 때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이상을 종합하면 자위란 직립보행으로 두 팔이 자유로워진 인간이 자신의 손을 사용해 성기를 접촉하는 자기 색정적 자극이며, 어원이나 유래에서도 드러나듯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성행위다.
20세기 초까지 사회적, 종교적 이유 등으로 불건강한, 기피해야 할 관습으로 평가되던 자위행위는 최근 들어 정신 건강의 측면에서는 해로울 것이 없다는 주장이 많아졌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선택한 사람과 성관계 갖기를 좋아하지만, 실제적으로 모든 사람들은 성적인 대상을 이용할 수 없는 시기가 있으며 이 기간 중 많은 사람들이 자위행위를 성적 긴장감의 해소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또 남성의 경우 사정은 정낭과 전립선의 수축, 요도의 확장을 수반한다. 이들 기관이 너무 오랫동안 자극받지 않으면 탄성이 소실되며, 따라서 자위행위는 정액 사출 후 다음의 정액을 생산토록 하는 인체 내 자동 조절에 의해 호르몬의 작용이 더욱 활발해진다는 긍정적인 이유까지 들고 있다.

그러나 자위행위는 혼자서 비밀스럽게 행하는, 어떻게 보더라도 행위의 대상을 결한 의사(擬似)행위에 지나지 않아, 참된 행위에 비해서는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이류행위(二流行爲)다. 또 한의학에서는 남성의 정액을 포괄하는 개념의 정(精)은 신체의 근본이므로 함부로 망설(妄泄)해서는 안 되며, 자위와 같은 사술(邪術)이 잦아지면 그 즉시는 해악을 느끼지 못하지만 40세 이후 급격히 노쇠가 초래된다고 했다.

임상적으로도 잦은 자위행위 이후에는 소위 신기(腎氣)가 허약한 증상이 많이 나타남을 볼 때, 자위행위는 아무리 양보해도 결코 바람직한 행위가 될 수 없다. 오죽하면 최고의 성고전 《소녀경》에서조차 ‘접이불루(接而不漏: 교접은 하되 사정은 하지 않는 것)’라 했을까? 행여라도 과도한 자위에 탐닉한 사람들은 다음의 경구(警句)를 음미해야 한다.

“인지가보자 명(人之可寶者 命), 가석자 신(可惜者 身), 가중자 정(可重者 精)”

지상사 02-3453-6111 www.jisang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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