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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LH 직원이 산 땅은 달랐다, 직접 가보니 "이건 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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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시흥(경기)=홍순빈 기자] ‘LH 투기’ 현장은 겉보기부터 달랐다. 향나무, 용버들나무 등 묘목이 빼곡히 차 있었다. 평소 관리가 잘 안된 듯 용버들나무는 서로 엉켜있기도 했다. 누가봐도 정상적으로 수목이 자랄 수 있는 환경(묘목간 거리)이 아니었다.

8일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받는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재활용사업장 일대를 찾았다. 3996㎡(약 1208평)의 크기로 해당 토지는 LH 직원 4명이 15억1000만원에 구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용버들나무가 한뼘도 안되는 거리를 두고 빽빽하게 심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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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LH공사 직원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무지내동 일대 토지. (좌) 해당 토지에 식재된 용버들나무,/사진=홍순빈 기자


용버들나무는 사실상 거래가 거의 안 되는 품종이다. 토지 보상용이라는 재배 목적이 뻔히 보인다.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민모씨(55)는 "저렇게 넓은 토지에 빽빽하게 심은 나무들만 봐도 벌써부터 매입한 목적이 보인다"며 "묘목들을 여러개 심어 보상을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직선 거리로 2.3km가량 떨어진 과림동의 또 다른 토지도 LH 직원의 손이 닿았다. 의혹이 제기된 토지 중 가장 비싼 22억5000만원에 거래된 곳이다. 5025㎡(약 1522평)나 되는 넓은 부지에는 작은 향나무들만 심겨 있었다.

이들은 LH 직원 등 7명은 크기가 다른 주변 필지를 산 다음 하나로 병합했다. 이어 1000㎡ 이상 크기의 필지 4개로 나눴다. 1000㎡ 이상 토지를 아파트 건설에 양도하면 주택 1채를 특별공급 받을 수 있는 것을 노렸다. 땅을 그대로 뒀으면 집 1채에 현금이지만 땅을 쪼개 4채의 아파트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전문가의 솜씨다.

향나무 토지 바로 위 세탁용품 등을 납품하는 업체에서 근무하는 조모씨(57)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농작물을 키우던 밭이었는데 이번달 들어서 향나무가 심어져 있었다"며 "매매 보상을 노릴 목적으로 심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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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LH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일대 토지. 농사와 상관없는 향나무가 심어져 있다/사진=홍순빈 기자


경기자동차과학고등학교 뒤편에 있는 무지내동 필지는 5905㎡(약 1786평) 규모로 2018년 4월 LH 직원 2명과 가족 등 4명이 공동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거래가는 19억4000만원이었다.

필지로 직접 들어가는 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지만 인근 야산에서 바라보니 해당 토지에는 용버들나무 묘목이 빽빽하게 심겨 있었다. 향후 있을 토지보상에서 보상을 더 받기 위한 꼼수다.

이미 해당 토지는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게 주변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인근에서 15년째 부동산을 하는 이모씨(67)는 "2018년 매입 전 당시 토지 매매가가 약 3.3㎡(1평) 당 약 140만원 정도였는데 당시 매도자가 급전이 필요해 108만원 정도의 헐값에 팔았다"며 "지금은 3.3㎡당 200만원이 훌쩍 넘어 산 사람은 엄청 이득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경기)=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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