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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인 나에게 아이 피부 검겠다면서 영국 왕실이 수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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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왕손과 메건 마클 부부, 100억원짜리 왕실 폭로 인터뷰
조선일보사진으로 보는 세계의 왕실포토슬라이드 이동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왕실과 결별하고 미국에 거주 중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독점 인터뷰를 하는 모습. 두 시간짜리 인터뷰는 미 CBS에서 7일(현지 시각) 황금시간대인 밤 8시에 방영됐다. 마클은 왕자비로서 왕실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침묵하고 지내야 했으며, 왕실이 '피부색'을 우려해 자기 아들 아치를 왕족으로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았다고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했다. [하포 프러덕션 제공]


영국 해리(36) 왕손의 부인 메건 마클(39)이 전 세계에 방송된 TV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들이 흑인 혼혈이라 왕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인종 차별론’을 제기했다. “임신 중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고도 했다. 2020년 초 영국 왕실 탈퇴를 선언한 해리·마클 부부와 왕실 간의 갈등이 진실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마클은 7일 밤(현지 시각) 미국 CBS가 방송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태어난) 아들 아치 임신 중 왕실에서 ‘아이에게 왕자 칭호를 못 준다, 경호 대상이 아니다’란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아기 피부색이 얼마나 검을까'란 말까지 나왔다고 해리에게서 들었다”고 폭로했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마클은 아버지가 백인, 어머니가 흑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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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손(오른쪽) 부인 메건 마클(가운데)이 2019년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방문해 남아공의 인권운동가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를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의 아들 아치(왼쪽)를 안고서 웃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증손주 중에서 장손주인 윌리엄 왕세손의 세 자녀를 제외한 다른 증손주들은 왕자·공주 칭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마클은 ‘아치는 흑인 피 때문에 차별받았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마클은 “영연방 국민의 60~70%가 유색인종인데, 왕실 핵심 분위기는 그렇더라”며 왕실의 ‘위선’까지 지적했다. 누가 아치의 피부색을 거론했는지 윈프리가 재차 물었지만 해리와 마클은 “타격이 클 것”이라며 함구했다.

마클은 이날 “왕실에서 고립되다 보니 임신 5개월 때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 개인사에 대한 언론의 매도, 내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왕실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인터뷰에 함께 나온 해리도 “공무를 끝내고 집에 가면 메건이 늘 울면서 아이 젖을 물리고 있었다”고 했다.

영국 BBC는 “민감한 인종 문제를 건드린 것은 왕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더타임스도 이들이 문제의 인물을 적시하지 않은 것이 더욱 의혹을 확산시켜 왕실 전체에 큰 타격을 안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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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2018년 7월 열린 영국 공군 창설 100주년 기념 행사에 모인 메건 마클(왼쪽부터) 왕손 부인과 해리 왕손 부부,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미들턴 세손빈. 이들은 '환상의 4인방(FAb4)'으로 불리며 왕실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해리 부부는 7일 CBS 인터뷰에서 윌리엄 부부와 모종의 갈등 관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EPA 연합


해리 왕손과 마클은 2018년 5월 결혼해 왕실 공무를 수행했으나, 18개월 만인 2019년 11월 돌연 캐나다로 떠난 뒤 작년 1월 왕실 탈퇴를 선언했다. 이후 이들은 미 LA에 정착했다. 지난 2월 영국 버킹엄궁은 해리 왕손이 영원히 왕실 일원으로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한 결별'을 발표했다.

마클은 “난 내 일과 삶, 조국 등 모든 것을 버리고 왕실에 평생 복무하러 들어갔었다”면서 처음엔 왕실과 척을 지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너무 순진했다”며 “왕실이 날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은 게 가장 후회된다”고 했다. 해리 역시 “왕실의 이해 부족과 지원 부족 탓에 떠났다”며, 경호 등 특권이 박탈된 데 대해 “상처 받았다”고 했다. 해리는 가족의 경호 비용을 대려 넷플릭스 등 미 업체들과 스트리밍 사업(콘텐츠 제공 사업) 계약을 하게 됐다고 했다.

마클은 2018년 결혼식 리허설 당시 자신이 ‘동서인 케이트 왕세손빈을 울렸다’는 보도를 계기로 자신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한 데 대해서도 “오히려 정반대였다”고 반박했다. “케이트가 화동들이 입을 드레스를 두고 화를 내 내가 울었다. 그녀가 내게 꽃을 보내 사과했다”고 했다. 그는 “(왕실이) 케이트를 주인공으로, 날 악역으로 설정해둔 것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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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지난 7일 코로나로 고생한 국민을 위로하고 의료진을 격려하는 영상을 런던의 한 가정에서 TV로 지켜보고 있다. 여왕은 해리와 마클의 폭로 인터뷰를 보지 않겠다고 했으나, 영국민 700만명 이상이 8일 영국에 중계되는 인터뷰를 볼 것으로 추산됐다. /AFP 연합


이 부부는 왕실 ‘최고 존엄’인 할머니 여왕에 대해선 자신들을 따뜻이 대해줬고, 화상 전화도 자주 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해리는 아버지 찰스 왕세자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엔 한참 망설이다 “한동안 내 전화를 안 받으셨다”며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마클과의 결혼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형 윌리엄 왕세손에 대해서도 “지금은 거리가 있다”면서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왕실의 후광은 유지하되 미국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절묘한 균형을 잡은 이미지 홍보 전략”이라고 평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CBS가 인터뷰를 기획·제작한 외주 제작사에 700만~900만달러(약 80억~102억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인터뷰가 방송되기 전인 7일 저녁 코로나 사태로 고생한 의료진을 격려하고 왕실의 단합을 강조하는 영상을 녹화해 공개했다. 여왕은 손자 부부의 인터뷰를 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선 “할아버지 필립공의 와병 중에 여왕과 왕실을 모욕한 해리와 마클의 ‘서섹스 공작’ 직위까지 박탈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지만, 내분설에 휘말리는 왕실에 대한 실망감도 나오고 있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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