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나가자 부담 더 커진 '중수청'…일단 미룰 듯

[앵커]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늘(4일) 물러나면서 남은 관심사 가운데 하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운명입니다. 앞장서서 중수청을 반대해 온 윤 총장이 물러났지만 오히려 민주당의 고민은 커진 겁니다. 민주당은 일단 보궐선거 이후로 관련 법안 발의를 미뤄둘 걸로 보입니다.

심수미 기자입니다.

[기자]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중대범죄수사청법안 발의를 일단 늦출 걸로 보입니다.

다음달 보궐선거 이후로 늦출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민주당 입장에서 보자면 '최대 걸림돌'이었던 윤 총장과 그런 입장을 옹호해온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한꺼번에 물러난 유리한 상황.

하지만 법안에 속도를 내기가 더 부담스러워졌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검찰개혁특위 소속 한 의원은 "윤 총장 사퇴 때문이 아니"라면서도 "보궐 선거에 미칠 영향도 정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당장 수사청 설치에 속도를 내면 윤 총장의 반대 목소리에 오히려 힘을 싣는 게 되고, 그러면 4월 보궐선거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판단인 겁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선거 이후 당정협의를 여는 등 절차를 밟는 모양새를 갖춰야 한단 분석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 한 민주당 의원은 JTBC에 "우리가 지금 당장 법안을 처리하려던 것도 아니고 당정협의 등 절차가 남았는데 뜬금없이 사의를 밝혔다"며 윤 총장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어제 대구 방문 때 검찰 간부들과 비공개 간담회에서 여당과의 불편한 관계를 토로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내가 국회에 가서 설득해 수사청 설치를 막을 수 있다면 열번이라도 가겠다"면서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나를 싫어하지 않느냐"고 말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심수미 기자 , 김민,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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