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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지 말아요” 한 수녀의 절규… 미얀마 시위대 100명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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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사람들, 나라 위해 내 삶 바칠 것”
미얀마의 안 로사 누 타웅 수녀가 중무장한 경찰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모습(왼쪽 사진). 오른쪽은 누 타웅 수녀가 경찰을 향해 눈물로 폭력 자제를 호소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미얀마의 안 로사 누 타웅 수녀가 중무장한 경찰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사격 중단을 촉구하는 모습(왼쪽 사진). 오른쪽은 누 타웅 수녀가 경찰을 향해 눈물로 폭력 자제를 호소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미얀마는 국민의 약 88%가 불교를 믿는 대표적 불교 국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군부 쿠데타 발생 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과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각종 시위에 불교 승려들이 앞장서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미얀마에는 가톨릭(천주교) 교단과 신자도 엄연히 존재한다. 최근 한 가톨릭 수녀가 군부의 유혈진압에 반대하는 모습이 공개돼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다.

3일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이자 양곤 대교구 대주교인 찰스 마웅 보 추기경은 최근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중무장한 경찰 앞에서 홀로 무릎을 꿇고 앉아 총을 쏘지 말라고 호소하는 가톨릭 수녀의 모습이다.

보 추기경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진 3장을 게재하며 “눈물이 가득한 안 로사 누 타웅 수녀가 경찰 앞에 나서 시위대에 사격을 하지말라고 애원했다”고 적었다. 이어 “수녀의 이 행동 덕분에 100여명의 시위대가 체포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 속 주인공은 미얀마 최북단 카친주의 도시 미치나의 안 로사 누 타웅 수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성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수녀원 소속이라고 한다. 누 타웅 수녀는 “원한다면 나를 쏘라”며 “항의 시위대는 무기가 없으며 단지 평화적으로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표현할 뿐이다”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을 보면 누 타웅 수녀는 중무장한 경찰 20여명 앞에 혼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경찰을 등에 지고 서서 두 손을 들고 울기도 했다. 보 추기경이 공개한 이 사진들은 세계 가톨릭의 총본산인 로마 교황청 기관지에도 실렸다. 누 타웅 수녀는 “나는 교회와 사람들, 이 나라를 위해 내 삶을 바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내 가톨릭 신자는 65만여명으로 전체 인구(5100만명)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대부분 북부 카친 주와 샨 주의 소수민족 거주지에 몰려 있다. 2017년 11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를 방문해 최대 도시 양곤의 축구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했을 때 미얀마 전국에서 무려 20만명의 신도가 교황을 보기 위해 운집한 바 있다.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군부 쿠데타와 종족 및 종교 간 갈등으로 점철된 미얀마의 아픈 현대사를 염두에 둔 듯 “미얀마인들이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복수의 유혹이 있더라도 용서하고 연민의 마음을 가지라. 복수는 하느님의 길이 아니다”고 설파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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