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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총 맞았어” 아들의 마지막 전화... 피로 물든 미얀마 시위

조선일보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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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경이 민주화 시위대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참상을 전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28일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한 전국에서 펼쳐진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시위자 최소 18명이 실탄에 맞아 숨지고 30명이 다쳤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얀마 독립 언론사 버마의민주소리(DVB)는 이날 유엔 집계보다 많은 29명의 시위 참가자가 양곤, 만달레이 등 9개 도시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시민들은 트위터에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유엔이 행동에 나설 것이냐”,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트위터에서는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 쓰러진 20대 남성 시위 참가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이 남성이 니 니 아웅 뗏 나잉(23)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즉각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 남성은 양곤에서 처음 사망한 시위 참가자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그가 총에 맞아 쓰러진 뒤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나 총 맞았어”라고 말했다는 글들도 올라왔다.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에서는 피 흘리며 땅에 쓰러져있던 그가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양곤에서 군경의 총에 맞아 쓰러진 니 니 아웅 뗏 나잉. 그는 이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트위터 캡처

양곤에서 군경의 총에 맞아 쓰러진 니 니 아웅 뗏 나잉. 그는 이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트위터 캡처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한 여성이 길을 가던 도중 군경의 총격으로 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여성이 혼자서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글과 함께 아들의 우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한 수녀가 시위대와 대치하는 군경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트위터 캡처

한 수녀가 시위대와 대치하는 군경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트위터 캡처


미얀마 북부 카친주 미치나에서는 수녀복을 입은 한 수녀가 시위대와 군경이 대치하는 사이에서 양측을 향해 자제를 촉구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이 올라왔다. 수녀는 방패를 들고 있는 군경들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수녀가 군경에게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지 말라”고 호소했다는 목격담들이 올라왔다.


군부 쿠데타 발발 한 달을 앞둔 미얀마의 다웨이에서 28일 쿠데타 항의 시위 도중 총에 맞은 한 남성을 의료진이 치료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군부 쿠데타 발발 한 달을 앞둔 미얀마의 다웨이에서 28일 쿠데타 항의 시위 도중 총에 맞은 한 남성을 의료진이 치료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군부와 시위대가 점점 더 강경하게 맞서면서 심각한 유혈사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28일 군경이 초강경 진압에 나선 것도 시위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쿠데타 이후 체포·기소되거나 형을 선고받은 시민의 수가 1132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미국 언론사인 AP 소속 기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AP는 자사 소속 기자인 테인 조(32)가 28일 오전 양곤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중 경찰에 끌려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면서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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