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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탈북 남성 CCTV 10회 포착에도 8번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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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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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이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탈북자의 경로를 설명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북한 남성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월남할 당시 경계용 폐쇄회로(CC)TV에 10차례나 포착됐지만 군은 8번이나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또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소초에서 식별될 때까지 3시간 동안 모르고 있었고, 상부 보고도 30분 뒤에야 이뤄졌다. 경계·감시에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가 23일 발표한 현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한 남성은 지난 16일 오전 1시5분쯤 잠수복을 입은 채로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 철책 전방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암석지대에 버리고 해안 철책 배수로를 통과해 민간인통제소(민통선) 소초 인근까지 이동했다. 합참은 이 남성이 어떻게 한겨울 수온이 낮은 바다로 6시간가량 헤엄을 쳐 월남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당시 해류가 북에서 남쪽으로 흘렀고, 귀순자가 어업에 종사했으며, 잠수복에 두꺼운 옷을 입어 부력이 생성했을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합참 관계자는 “정확한 귀순 경위와 배경에 대해 합동정보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합참 조사 결과 북한 남성의 월남 과정에서 군의 경계 태세와 감시망, 초동 대처과정 전반에 심각한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남성은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하기 전인 오전 1시5분~38분 사이 군의 해상 감시장비에 5차례 포착됐다. 이어 오전 4시12분~14분 사이 부대 울타리 경계용 카메라에 3차례 포착됐다.

그러나 군 상황실 모니터에 2회 경보음까지 울렸지만 감시병의 근무 소홀로 놓쳤다. 특히 해안 철책 배수로는 부대 관리 목록에도 들어있지 않아 훼손된 상태였다. 합참 관계자는 “현장 조사 중 부대관리 목록에 없는 3개의 배수로를 확인했다”며 “이중 2개는 차단막이 잘 갖춰져 있었으나 1개는 철제 차단막이 노후화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북한 남성이 월남한 지 3시간이 흐른 뒤에야 민통선 검문소 CCTV에 포착된 것을 감시병이 파악했다. 그러나 정작 상부 보고는 30여분 뒤에야 이뤄졌다. 경계 소홀부터 ‘늑장 보고’까지 초동 대처에 실패한 것이다.

철책을 넘어 월남한 사건 등에 이어 군의 경계 실패가 거듭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후속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합참은 이날 “국방부·합참·육군본부와 통합으로 해당 부대의 임무 수행 실태를 진단하겠다”며 “편성, 시설 및 장비 보강소요 등 임무수행 여건 보장 대책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부대의 경계 책임구역이 다른 GOP 사단에 비해 두 배나 넓지만 예비여단 없이 3개 여단만으로 육상과 해안 경계를 모두 맡고 있는 실정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경계작전 수행 요원 기강 확립, 과학화 경계체계 운용 개념 보완, 철책 하단 배수로·수문 전수조사 실시 등의 대책은 지난해 7월 탈북민 월북 사건이나 11월 22사단 작전구역에서 발생한 최전방 철책 월남 사건 당시에도 발표한 내용의 ‘재탕’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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