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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크래커] "마시는 매직, 구두약 초콜릿"…편의점 이색 상품, 아이들 안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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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렸다가 깜짝 놀랐다. 구두약 모양과 똑같이 생긴 초콜릿이 진열돼 있어서다. A 씨는 재미있는 발상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자칫 아이들이 초콜릿과 구두약을 착각하고 실수로 먹을까 봐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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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모나미)


'말표 구두약'이 초콜릿으로, '모나미 매직'이 음료로 재탄생되는 이른바 '펀슈머(Fun+Consumer)' 제품들은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편의점 CU와 손잡은 '곰표맥주'가 출시 3일 만에 초도 생산물량인 25만 캔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 업계를 중심으로 오래된 상표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주는 방식이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사이에선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품이라는 점에서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학용품, 구두약 등 실제 제품과 혼란을 줄 수 있어 아이들은 물론 장애인·노인 등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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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U)


CU '말표 초콜릿' 출시 이어 GS25에서도 '모나미 매직 음료' 출시


최근 편의점 CU는 말표 구두약에서 모티브를 얻은 독특한 콜라보 상품 6종을 내놨다. 실제 구두약 틴케이스에 가나초콜릿과 빈츠, 초코쿠키, 크런치, 오레오 등 인기 상품을 담았다. 말표 구두약은 실제로 지난 60여 년간 '국민 구두약'으로도 유명했으며, 아직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구두약이다.

편의점 GS25에서도 문구회사 모나미와 손잡고 매직펜 디자인을 활용한 음료를 출시했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은 모나미 대표 문구 상품인 '모나미매직' 디자인을 음료 형태로 재현한 '모나미매직스파클링' 2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모나미 매직의 외형 특징을 살린 병을 제작하고, 내용물도 검은색과 빨간색 등으로 만든 제품이다. 비슷한 외형을 띄고 있는 모나미 유성 매직은 시중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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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말표산업 홈페이지 캡처)


이색 협업 상품, 안전사고 유발 우려…"음용 안전사고 자주 발생"


유통업계의 이러한 이색 협업 상품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자칫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영유아나 장애인, 혹은 노인들이 실제 제품을 식품으로 오인해 섭취하는 등 안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린이가 유해물질을 마시는 사고는 자주 발생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접수된 생활화학제품 관련 만 14세 이하 어린이 안전사고는 총 200건이었다. 이중 음용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77.5%로 가장 많았고, 안구접촉(19.5%), 피부 접촉(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에 따르면, 만1세의 여아가 고체형 변기 세정제를 사탕으로 오인해 빨아먹은 후 목·등·허벅지에 전신 두드러기 증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생활용품·화장품 등이 식품이나 장난감의 모양으로 포장된 경우는 예상외로 많다. 2018년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화장품(입욕제 등), 생활화학제품(향초·방향제), 전자담배, 라이터 품목을 모니터링한 결과, 73개 제품이 식품이나 장난감 등을 모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73개 중 대부분인 63개(86.3%) 제품은 케이크, 과자, 아이스크림, 과일 등의 모양으로, 어린이들이 식품으로 오인해 삼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컸다.

해외의 경우, 유럽연합 등에서는 식품 또는 장난감을 모방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가스라이터 이외에는 별도의 제한이 없다. 2018년 유럽에서는 영국 화장품 제조업체 '밤 코스메틱'이 제조한 입욕제 '마이 페어 레이디 브룰레'가 컵케이크 모양이어서 어린이가 식품으로 착각하고 먹을 우려가 있다며 판매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당시 우리나라 보건당국에서도 아로마 목욕제품을 먹지 말라며 소비자 경고를 발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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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GS리테일)


전문가 "혼란 일으키는 콜라보는 지양해야"…당국 "대책 검토중"


전문가들은 아동이 착각할 수 있는 콜라보 상품은 지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될 땐 당국의 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소비자 안전사고가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다"며 "콜라보를 해서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는 건 좋지만 신중한 고려 없이 무분별하게 할 경우 소비자의 안전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교수는 "어린이들의 판단 능력이나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콜라보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며 "어린이가 이용하는 상품의 경우 사전에 규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위해 요소'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사후에 문제가 발견됐을 때 당국에서 빠르게 조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당국에서도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향후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며 "표시사항 위반 여부를 확인하는 등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도 "해당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 부서로 전달한 상태"라며 "아직 소비자가 제보를 하거나 위해 정보가 수집된 적은 없어서 조사에 착수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투데이/정대한 기자(vishalis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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