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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은 남자, 수트 입은 여자

매일경제 박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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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남성들이 비비크림을 바르고 눈썹을 다듬으며 입술에 틴트를 바른다. 외모를 가꾸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해 자기관리에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남성들이 늘어나면서, 메트로섹슈얼 가이들이 패션산업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남성에 비해 여성들은 스타일링이 비교적 자유스러운 편이다. 남자친구의 옷을 입은 듯 한 보이프렌드룩부터 박시한 스타일링으로 중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오버사이즈룩까지, 어떤 옷을 입어도 그에 맞는 이름이 따라붙어 그럴싸한 패션이 완성된다.

남성들이 여자친구의 옷을 입는 걸프렌드룩의 시대가 오는 걸까. 아직은 남아있는 패션의 성차별을 시원하게 박살내버린 남성들의 재밌는 반란이 시작됐다.

치마 입은 남자


2013 F/W 컬렉션에서 정혁서, 배승연(Steve J & Yoni P)디자이너는 펑크한 스타일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박시한 라운드넥 티셔츠에 체크 패턴의 셔츠를 레이어드해 소년의 풋풋한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고, 챙이 좁은 모자로 귀여움을 배가시켰다.

그러나 시선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스타일링의 반전이 일어났다. 네이비 컬러의 체크 패턴이 돋보이는 스커트에 그레이 컬러의 레깅스를 매치해 소녀의 사랑스러움까지 연출했는데, 톤온톤 된 컬러 매치로 거부감 없는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완성했다.

가수 박진영은 남성정장의 파격적 변신을 시도했다. 화이트 드레스셔츠는 남성들에게 그리 특별한 아이템이 아니지만, 셔츠의 소매를 짧게 연출해 정형화 되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어 그의 롱스커트를 본 순간 하의는 당연히 블랙의 팬츠를 매치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한 번 더 무너져 내렸다.


다리의 실루엣을 그대로 드러낸 스커트는 지극히 여성스러우면서도 박진영의 우람한 체격 탓에 강한 남성미를 살렸고, 시원한 샌들과 레드 컬러의 보타이로 자유분방하지만 격식을 갖춘 이중적 매력을 선보였다. 흔히 볼 수 없었던 남성정장의 새로운 시도로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남겼다.

한편 완벽한 치마는 아니지만 통이 넓은 팬츠로 착시효과를 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디자이너 양희득은 블랙의 와이드팬츠로 편안하게 흐르는 스타일을 완성했는데, 바지의 밑단을 부츠 안으로 넣어 한결 정돈된 느낌을 더했다. 또한 상의에 매치한 패딩베스트는 팬츠와 통일감을 이뤄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여기에 밝은 브라운 컬러의 부츠로 포인트를 줬다.

수트 입은 여자

2013 F/W 이명신 디자이너 컬렉션

2013 F/W 이명신 디자이너 컬렉션


여성의 보디라인을 강조하던 기존의 여성정장에서 벗어나 한결 활동적이고 편안한 오버사이즈 수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팔을 들기조차 불편했던 타이트한 수트가 아닌, 어깨 라인이 딱 맞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의 수트가 각광받고 있다.


하얀 도화지 위에 네온 컬러의 페인팅을 마구 뿌린 듯 한 독특한 패턴이 수트와 결합돼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너로 선택한 화이트 드레스셔츠는 남성정장 고유의 느낌을 잘 살려냈고, 여기에 옥스퍼드화를 매치해 캐주얼한 느낌을 더했다. 또한 세로 스트라이프 패턴이 돋보이는 블랙 수트는 클래식한 디자인이지만, 여성이 착용했을 때 강인한 느낌을 줄 수 있다.

한편 스키니 팬츠를 매치한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펑퍼짐한 재킷의 실루엣을 잡아줄 수 있는 스키니 팬츠는 한결 세련되고 트렌디한 분위기를 자아냈으며, 발목을 드러낸 팬츠의 길이감으로 여성미를 배가시켰다.

반면 와이드한 실루엣을 그대로 살린 수트도 등장했다. 컬러 배색이 돋보이는 스트라이프 패턴은 수트에 리듬감을 더해 경쾌한 느낌을 선사했고, 그레이 컬러를 포인트로 위트를 더했다.


남성과 여성의 영역을 넘나드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패션 트렌드가 생성되고 발전한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유행을 좇기보단 유행을 이끌 수 있는 신선한 디자인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매경닷컴 MK패션 박시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MK패션DB, 티브이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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