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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친문서 첫 이재명 지지… 이낙연은 무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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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표 아성서 나온 이례적 지지, 당내 “李지사 놓고 친문 분화하나”
페북사진 바꾼 이낙연 소통늘리며 이익공유제 등 정책 주도권 잡기
조선일보

작년 7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낙연(오른쪽) 대표가 경기 수원 경기도청을 찾아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종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시대적 과제를 잘 풀어나갈 사람”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민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광주(光州) 광산을에서 당선된 초선이다. 친문(親文), 특히 호남 지역 의원이 이 지사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특히 호남·친문은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지지 기반으로 꼽혀왔고 친문 진영은 이 지사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민 의원의 이 지사 지지 표명을 두고 친문·호남 진영에서 이 지사를 둘러싼 분화 조짐이 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민주당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민 의원 개인 의견일 뿐 호남·친문의 분화로 보긴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민 의원은 지난 12일 광주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시대에 부합하는 사람, 시대적 과제를 잘 풀어나갈 사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이낙연·이재명) 두 분만 놓고 판단하자면 지금 상황에서는 이 지사가 앞서 말한 기준들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대표가 신년 들어 전직 대통령 사면을 제안한 데 대해 “5월 광주정신과 맞지 않고, 촛불시민들의 지향과 요구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민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촛불 시민의 개혁 의지와 열망에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 의원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 발언이 전해지자 민주당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문 대통령과 경쟁하면서 친문 지지층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또 광주·전남 지역은 전남지사를 지낸 이 대표의 아성(牙城)으로 꼽혀왔다. 그런 만큼 민 의원의 이 지사 지지 표명을 두고 “이 지사에 대한 친문·호남 진영의 평가에 분화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가 새해 들어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지지도 1위를 기록하면서 그의 차기 경쟁력에 대해 평가하는 의원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13일 공개된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여론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25.5% 지지도를 기록해 이 대표(14.1%)보다 11.4%포인트 앞섰다. 이 지사도 민주당 의원들과 식사 기회를 만들며 접촉 면을 늘리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민주당 안에서 이 지사를 지지하거나 돕는 의원은 정성호·김영진·김병욱 등 7~8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지사에 대한 친문 진영의 거부감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민주당 당원게시판에서 ‘이 지사 출당(黜黨)’에 대한 찬반 투표가 벌어진 게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지사 출당에 대한 당원들의 찬반을 묻는 투표에서 이날 오후 기준 찬성 당원은 6600여명, 반대 당원은 350여명이었다. 친문계의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모든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겠다고 한 이 지사를 겨냥해 “방역 당국과 조율되지 않은 성급한 정책은 자칫 국가 방역망에 혼선을 준다”고 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주변 의원들에게도 “경기도에 대해 왜 아무 말도 못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도 새해 들어 전직 대통령 사면을 제안한 데 이어 ‘코로나 이익공유제’ ‘검찰 수사·기소권 분리’ 등 논쟁적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주택 공급 확대 등 획기적인 공급책을 검토 중이다. 이 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상승세에 맞서 집권당 대표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각종 정책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사면 논란에서 당내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당 의원들과의 스킨십도 늘리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밤부터 자신의 페이스북 간판 사진도 깔끔한 양복을 입은 모습에서 숲을 배경으로 등산복 차림에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으로 바꿨다.

이런 가운데 여권에선 이낙연·이재명 ‘양강(兩强) 구도’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3 후보’가 등장해 당내 차기 경쟁에 활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 차원에서 민주당 일각에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대선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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