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출소 과정 보고 분노
진짜 정책 필요하다고 생각"
"야권단일화 안하면 당 망한다
다만 안철수 추대로는 당 존재 약해져"
'조두순 피해자 주치의'로 유명한 신의진 전 새누리당 의원(57)이 5년 만에 다시 정치권에 등장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끝난 뒤 그는 본업인 연대 세브란스 소아정신과 의사로 돌아갔다. 동시에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이 됐다. 정치보단 아동학대 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그런데 그가 최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 됐다. 복귀 이유가 궁금해 신 전 의원을 지난 11일 만났다. 그는 "조두순 출소 과정에서 정부가 보인 안일한 태도에 분노했다"며 "'정인이 사건'이 터진 뒤 정부가 내놓은 땜질식 처방도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공관위원은 정책 검증을 할 기회가 있다"며 "면접 때 모든 시장 후보에게 아동학대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묻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관위원직을 수락한 이유가 뭔가.
▷조두순 출소 과정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정부가 최소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할 줄 알았다. 한 지역에 살라는 건 피해자에게 가혹한 얘기였다. 당연히 이사를 도왔어야 했다. 하지만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오죽하면 우리 협회에서 이사 비용을 모금했다.
진짜 정책 필요하다고 생각"
"야권단일화 안하면 당 망한다
다만 안철수 추대로는 당 존재 약해져"
신의진 연대 세브란스 소아정신과 교수[사진=세브란스 어린이병원] |
'조두순 피해자 주치의'로 유명한 신의진 전 새누리당 의원(57)이 5년 만에 다시 정치권에 등장했다. 19대 국회 임기가 끝난 뒤 그는 본업인 연대 세브란스 소아정신과 의사로 돌아갔다. 동시에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이 됐다. 정치보단 아동학대 문제에 관심을 쏟았다.
그런데 그가 최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 됐다. 복귀 이유가 궁금해 신 전 의원을 지난 11일 만났다. 그는 "조두순 출소 과정에서 정부가 보인 안일한 태도에 분노했다"며 "'정인이 사건'이 터진 뒤 정부가 내놓은 땜질식 처방도 화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공관위원은 정책 검증을 할 기회가 있다"며 "면접 때 모든 시장 후보에게 아동학대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묻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관위원직을 수락한 이유가 뭔가.
▷조두순 출소 과정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정부가 최소한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할 줄 알았다. 한 지역에 살라는 건 피해자에게 가혹한 얘기였다. 당연히 이사를 도왔어야 했다. 하지만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오죽하면 우리 협회에서 이사 비용을 모금했다.
그때 공관위 제의가 왔다. 시장 후보들은 (당선되면) 나중에 정책을 직접 만들 수 있지 않나.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고 싶었다.
-재범 위험을 어떻게 보나.
▷물리적인 제약이 없어지면 언제든지 이상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지금은 경찰이 코앞에서 지키고 있지만, 과연 몇 년 동안 그럴 수 있을까 싶다. 사실 그가 출소하기 전에 개선 없는 가해자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심각하게 논의했어야 했다.
-제도를 어떻게 보완해야 할까.
▷당장은 피해자가 원하면 가해자를 일정 반경 안으로 못 들어오게 막아야 한다. 미국에선 이미 피해자가 원하면 가해자가 10㎞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하고 있다. 이건 범죄피해자보호법만 바꾸면 된다. 피해자의 시선에서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도가 있는데 작동하지 않기도 한다. 최근 '정인이 사건'이 대표적이다.
▷처음에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데려간 소아과에선 학대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곳에 가서 조사했어야 했다. 근데 나중에 양부와 함께 평소 다닌다던 다른 소아과에 갔다. 고 정인 양 몸의 멍이 다 없어진 뒤였다고 한다. 두 번째 의사는 학대라고 단정 짓기 어려웠을 거다. 다만 그도 어린아이 몸무게가 2개월 사이 1㎏이나 빠진 건 이상하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권했다고 들었다. 왜 전문가 소견을 두 번이나 무시했을까. 나중에 보니 아동학대 초동수사 매뉴얼이 아예 없더라.
-경찰이 후속 대책으로 '아동학대 범죄 특별수사대'를 만들겠다고 한다.
▷땜질식 대응이다. 특별 수사대야말로 면피용이다. 세 돌 이하 아이들은 말을 못한다. 몸의 상처, 행동, 징후를 통해 학대 여부를 살펴야 한다. 소아과, 소아 정형외과, 소아 정신과 전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구체적인 대안이 있나.
▷권역별 아동폭력전담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핵심은 지역 병원과 연계다. 실제 외국에선 아동학대센터가 대부분 대학 병원 인근에 위치한다. 의사와 경찰이 치료와 수사를 함께하는 원스톱 방식이다. 예산도 국고에서 나오지 않고 기금에서 찔끔 나와선 곤란하다. 전문성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2·제3의 정인이는 계속 나올 거다. 그래서 나는 공관위 면접 때, 시장 후보들에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거냐고 꼭 질문할 거다.
-공관위 최대 과제는 '야권 단일화'다. 가능할까.
▷현재로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망한다. 본경선을 100% 시민경선으로 결정한 이유다. 외부 사람을 수용하겠단 굉장히 큰 시그널 아닌가.
-'수용하겠다'는 건 국민의힘에 입당하란 건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렇게 말한다. 다만 그게 쉽겠나. 큰 대의를 위해선 작은 부분은 잘 협상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단일화 방법은 뭔가.
▷내가 어떤 방법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막판 단일화를 하든 통합 경선을 하든 지금으로선 열어놓은 거 아닌가. 국민의힘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물밑에서 열심히 협상할 거다.
-김 위원장은 연일 안 대표에게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
▷내가 대표라도 그렇게 말하겠다. 우리 나름대로 존재감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안 대표를 추대하는 모양새가 되면 당 존재 자체가 약해진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흐름을 보면서 맞춰가야 한다.
-공관위 활동이 끝나도 정치를 계속할 건가.
▷내게 정치는 전문성을 가지고 사회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이 엄마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앱 '육아의 신'을 만들었다. 이런 게 내 정치다. 나아가 학계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
[이희수 기자 / 안현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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