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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간 '또 다른 정인이'…3년간 108명 죽어갔다

머니투데이 김남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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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한 달에 3명, '또 다른 정인이'가 학대로 세상을 떠난다. 학대로 숨진 아동 10명 중 4명은 생후 12개월도 되지 않았다. 영아는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도, 외부에 알릴 능력도 없다. '정인이 학대사건'은 경찰에 신고까지 됐으나 출동 직원들은 학대를 알아채지 못했다.


최근 3년간, 아동학대 사망 108명...3세 미만 영아가 65%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7~2019년)간 학대로 숨진 아동은 108명에 이른다. 한 달에 3명꼴로 어린 아동이 맞거나 방임 등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2015년 16명이었던 아동학대는 2019년 42명까지 늘었다. 학대 가해자는 90% 이상이 부모다.

특히 최근 3년간 1세 미만의 영아가 학대 사망 아동의 39.8%(43명)를 차지했다. 3세 미만의 영아로 범위를 넓히면 64.8%에 이른다. 대부분 신체적으로 학대나 방임을 당했고, 둘 다를 겪은 사례도 많다.

영아는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외부에 학대 사실을 알릴 수도 없어 피해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연구에서도 만 1세 미만의 영아가 다른 연령의 아동에 비해 학대 사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게 나타났다.


지난해 10월에 발생한 정인이 사건도 마찬가지다. 사망 당시 16개월이었던 정인이는 스스로 보호할 수도 없었고, 학대 사실을 표현하지도 못했다. 양부모가 문제없다는 진술을 하고, 그 품에 안겨 있는 정인이를 본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들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1심에서 징역형이 집행유예로 바뀌기도

아이를 죽음까지 이르도록 학대했지만 처벌은 솜방망이인 경우가 많았다. 2019년 확정된 재판 15건 중 5~10년형을 받은 경우가 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집행유예(4명) △1년 이하(3명) 순이었다. 15년을 넘는 형을 받은 경우는 1건이었다.

2019년 2월 A씨(남성)는 10개월에 불과한 아들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어깨를 수회 밀어 넘어뜨려 머리를 어딘가에 부딪히게 했다. 그날 밤 아이는 1시간 이상 경련을 일으키고, 체온이 41도까지 올라갔으나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고, 결국 사망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죄책이 무거우나 평소 학대했다는 다른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A씨는 죄가 무겁다며 항소했고,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 결정됐다. 계획적이고 적극적인 학대의 의도가 없었고, 반성한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의 경우 증거가 불충분한 사례가 많다는 게 현장의 반응이다. 학대 당한 아동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특별한 증거가 없이 부모의 진술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SNS를 통해 "가해자 강력처벌에는 동의하지만 법정형 하한을 올리면 피해자가 힘들어진다"며 "법정형이 높으면 법정에서도 높은 수준의 증거를 원하기 때문에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권고 양형을 상향조정하면 된다"고 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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