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의 고위 당·정·청협의회에 정세균 국무총리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민주당 이낙연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참석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청와대와 여권이 ‘윤석열 사태’의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몰아내기’가 사실상 실패로 귀결됐다. 검찰개혁의 정당성이 퇴색한 만큼 ‘윤 총장 이슈’에서 신속하게 벗어날 정국 반전의 모멘텀이 필요해서다. 이번 사안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레임덕(정권 말기 권력 누수 현상) 현실화에 제동을 걸 수도 있고, 자칫 이를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향후 출구전략은 대략 투트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정국 주도권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를 위한 2차 개각 등 대규모 인적 쇄신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직접 대국민 소통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백신 논란, ‘추·윤 사태’ 장기화 등 여파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국정 현안을 솔직하게 설명해 지지층 결집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도다.
문 대통령은 인적 쇄신과 관련, 가급적 빠르게 추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면서 개각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당초 ‘2차 개각’은 내년 초 또는 설 연휴 이전에 단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했다. 그러나 법원의 윤 총장 복귀 결정으로 개각 시점이 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개각 시점은 상당히 당겨질 것이 유력하다”고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추 장관에 대한 원포인트 개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이미 내부적으로 개각 시점 및 개각 대상 등을 놓고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들의 교체 여부도 큰 관심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의 불가피론이 나오고 있다. ‘추·윤 사태’와 법무부의 윤 총장 징계 결정 및 법원의 윤 총장 직무복귀 결정은 추 장관이 지난 1월 취임하면서 1년 가까이 진행된 사안이다. 결국 청와대 참모진이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것 아니냐는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27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보좌진을 겨냥해 “애초에 참모진이 잘못된 보고를 올려서 이런 사달이 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지 참모진 개편은 단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소통에 나서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에 직접 나와 현 상황을 설명하거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 등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고착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국정 운영 동력을 회복하려면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와 함께 국민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야당은 지난 25일 윤 총장 복귀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사과와 입장 표명을 겨냥해 ‘영혼 없는 사과’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지난 26일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인사권자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법원 판단에 유념해 검찰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사실상 ‘경고’를 날렸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의 사의와 관련,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사과가)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면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는 ‘무법부 장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도형·곽은산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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