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8 °
아시아경제 언론사 이미지

긴축 걱정 지운 놀라운 건축술…'비암사 극락보전' 보물 된다

아시아경제 이종길
원문보기
댓글 이동 버튼0
17세기 전란으로 사찰 경제 위축…건립 규모 축소
측면 주 칸에 충량 마련해 팔작집으로 완성

세종시의 유일한 조선 사찰인 '비암사 극락보전(碑巖寺 極樂寶殿·세종시 유형문화재 제1호)'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고 24일 전했다.


전의면 다방리에 있는 '비암사 극락보전'은 정면 세 칸, 측면 두 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통상 조선 불전은 측면이 세 칸이다. 이보다 한 칸이 적은 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사찰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이 불전은 예불공간도 협소하다. 안둘렛간을 감싸는 기둥을 뒤로 물리고 후불벽(後佛壁)을 세워 공간을 확보하는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의 방식이 그대로 적용됐다.



부적합한 조합에도 팔작집(네 귀에 모두 추녀를 달아 지은 집)으로 완성된 건 어칸 전면 기둥과 내부 고주 사이를 대들보로 가로지르고, 좌우 협칸에 충량을 각각 세 본씩 설치했기 때문이다. 충량은 한쪽은 대들보에 걸리고 반대쪽은 외곽기둥에 걸리는 대들보와 직각을 이루는 보다. 보통 건물에서는 한 본만 둔다. '비암사 극락보전'은 측면 주 칸이 긴 편이다. 충량을 보조로 설치해 추녀에 걸리는 하중을 감당하게 했다.


처마 끝의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에 짜 맞추는 공포는 내외 3출목으로 구성했다. 조선 중기에는 내부 출목(出目)이 외부보다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측면 두 칸의 팔작집의 경우는 더 그랬다. 하지만 이 건축물은 내외 출목을 똑같이 짜 올렸다. 문화재청 측은 "고창 선운사 대웅전, 김천 직지사 대웅전 등에서 볼 수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기둥 상부와 지붕 사이에 층층이 쌓아 올려 공포를 꾸미는 부재인 첨차는 크기가 대·중·소인 것을 모두 사용했다. 첨차를 배열한 방식과 내외부의 살미 모양 등에서 조선 중기 다포(공포가 여러 개인 양식) 건축물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문화재청 측은 "건물 조성 시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찾을 수 없었으나 17세기 중엽 지방 사찰 불전의 시대 특성과 지역색을 잘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이 건축물을 품은 비암사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통일신라 도선 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삼국시대 유물인 계유명전씨아미타불비상(癸酉銘全氏阿彌陀佛碑像·국보 제106호) 등이 출토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트럼프 중재 태국 캄보디아
    트럼프 중재 태국 캄보디아
  2. 2윤일봉 별세
    윤일봉 별세
  3. 3대통령 정원오 칭찬 논란
    대통령 정원오 칭찬 논란
  4. 4박나래 주사 논란
    박나래 주사 논란
  5. 5포옛 감독 사임
    포옛 감독 사임

아시아경제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