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국회사무총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여권 후보로 꼽히는 김영춘 국회사무총장은 17일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내년 2월 처리를 약속해주지 않으면 출마를 안 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이 특별법 처리를 약속해주면 당락과 상관없이 무조건 출마하겠다고 했다.
김 총장은 이날 아침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부산 민심에 대해 “아주 안 좋다”며 “지난 총선부터 보수로 회귀하는 현상이 있었다”고 했다. “수도권이나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우세해지면서, 대구는 더 그렇지만 부산에서도 ‘우리라도 국민의힘을 좀 지켜줘야 되지 않느냐’는 보수 회귀의 기류가 분명히 생겨났었다”고 진단했다.
김 총장은 2000년부터 두 차례 서울 광진갑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2012년 부산 부산진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16년 부산진갑에 다시 출마해 당선됐으나 올해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에게 패했다. 여론조사 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2~13일 부산 유권자 1020명을 대상으로 한 부산시장 보궐선거 가상대결(95% 신뢰 수준에서 표본 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야권 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에게 45.8%대 30.3%로 크게 밀렸다.
김 총장은 야권이 제기하는 정권심판론에 대해 “부산의 현실은 정치 싸움이나 정권 심판, 이런 걸로 보궐선거를 치를 만큼 여유 있지 않다”며 “그야말로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지역의 현실을 반전시킬 수 있는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시장을 뽑아야 되는 선거”라고 햇다.
김 총장은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조했다. 그는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 부산이나 경남 사람들이 그렇게 목매다는 이유는 아주 절박한 생존 본능 때문”이라며 “미래 발전의 새로운 초석을 하나 만들어보자는 차원에서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총장은 다만 자신은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중인데, 친구나 친척들은 ‘선거 전망 자체가 별로 좋지 않다’는 차원에서 말리는 편”이라고 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부산에서 20여년 동안 힘들게 쌓아왔던, 지역주의를 극복하고자 했떤 토대들을 이렇게 날려버릴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그러니 총대를 매서 싸워줘라'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부산의 발전, 정치 발전에 기여할 수만 있다면 어떤 십자가라도 지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김 총장은 민주당이 김 총장을 부산시장 후보로 추대해야 하는지, 경선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대나 경선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내년 2월에 처리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확실하게 해주면 저는 당락과 상관없이 무조건 출마할 것”이라고 했다. 또 “만약 거기서 약속이 잘 안 되거나 그러면 출마를 안 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26일 발의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안’은 정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절차를 건너뛰고 무조건 가덕도에 신공항을 짓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에 대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고, 신공항과 부산 도심 등을 연결하는 공항철도 건설 등에도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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