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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이른바 ‘추·윤 사태’ 출구전략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결정을 14시간 만에 재가했다.
아울러 추 장관의 사의 표명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마지막까지 맡은 바 소임을 다해 달라”고 밝혔다. 윤 총장 징계에 대한 재가와 곧 이은 추 장관 퇴진을 시사해 이번 사태를 신속하게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추·윤 사태를 조기 진화하려는 배경에는 두 사람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주 동안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동반 하락했다. 반면, 추·윤 갈등이 장기화하고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공격이 거세질수록 윤 총장의 지지율은 올라갔다.
윤 총장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청와대와 여권에 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이 급상승했다. 따라서 이 사태를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야 사태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대선주자급으로 덩치가 커진 윤 총장을 어떻게든지 견제해야 한다는 청와대의 시각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 총장과 진흙탕 싸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끝내 ‘임무’를 완수한 만큼 더는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도 그동안 추·윤 갈등 이후 뚜렷해진 지지율 하락 등을 들어 두 사람의 동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했다. 지난달 30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동반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12·4 개각 때 추 장관이 유임되면서 법조계에선 “윤 총장 징계가 의결되면 스스로 사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추 장관도 윤 총장 중징계 결론 이후 검찰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악화하는 여론을 감당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지난달 24일 “중대한 비위 혐의를 확인했다”며 윤 총장을 직무배제시키고 징계 청구해 끝내 중징계를 이끌어냈다. 오래전부터 검찰개혁 소신을 밝혀온 추 장관 입장에서 보면 ‘명예로운 퇴장’인 셈이다. 추 장관은 “중요한 개혁 입법이 완수됐고, 소임을 다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개혁 완수란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퇴장하게 되면 아무래도 그에 맞서는 윤 총장 측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 이것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법무부 장관 교체를 빌미로 문재인정부가 대대적인 검찰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6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2개월 정직 결정에 따른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 대통령이 이날 명확하게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거취 결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 등으로 미뤄보면 조만간 사의를 수용하고 법무장관을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 장관이 자진해서 먼저 사의 표명을 했다”며 “중요한 개혁입법이 완수되면서 본인이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길어진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임명권자로서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검찰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법무부와 검찰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은 윤 총장과 추 장관의 동반퇴진 모양새를 연출한 뒤 앞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권력기관 개혁 조치 등을 밀어붙이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비롯해 추 장관을 포함한 2차 개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청와대는 국정 후반기에서도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출구전략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당장 윤 총장은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하며 소송전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재가와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이 사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대결의 시작이라는 관측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윤 총장 징계 재가는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같은 정치권의 관측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도형·이창수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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