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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징계위 D-1… 절차적 정당성 두고 法·尹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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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청구 후 정한중 교수 위촉… 그 자체로 공정성 해쳐”
윤석열 측 “징계위원회 7명 채워야”… 징계위 “문제없다”
‘신문’이냐 ‘심문’이냐… 전문가들 “윤 총장 질문 기회 줘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징계위의 절차적 정당성을 놓고 법무부와 윤 총장 측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 구성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법무부와 징계위 측은 징계위 구성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맞선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징계 청구 이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정한중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위원장)를 징계위원으로 위촉한 건 추후 법률 다툼의 소지가 있다며 윤 총장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징계 청구 이후 정한중 교수 위촉…공정성 해쳐”

전문가들이 가장 문제로 보는 건 정한중 징계위원장의 징계위원 위촉 시점이다. 14일 윤 총장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 사건 징계청구 후에 징계위원 중 민간위원 1명이 사퇴하자 정한중 위원을 신규로 위촉하고 위원장 직무를 대리하게 했다”며 “이처럼 징계청구 후 신규 위촉은 그 자체로 징계심의의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여러 전문가들도 징계 청구 이후 새롭게 징계위원을 위촉한 건 문제로 본다. 징계 청구 이후 위원을 위촉하면 장관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사람이 징계위원으로 올 수 있어서다. 강신업 변호사(법무법인 하나)는 “예비위원은 청구 당시 정해져 있어야 하고, 예비위원이 정해져 있으면 그 중에서 7명을 채우는 걸로 본다”며 “근데 그걸 제치고 넣은 사람(정한중 위원장)도 있다”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도 “징계위가 열린 상태에서 새로운 사람이 징계위원으로 들어오는 건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다”며 “징계위 공고가 있은 뒤 위촉이 됐다면 문제”라고 봤다.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지난 10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종료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지난 10일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종료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尹 측 “징계위원회 7명 채워야”

징계위원회가 7명을 채우지 못하고 열린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윤 총장 측은 제척·기피 등으로 출석가능성이 있는 위원의 수 자체가 줄어든 경우에는 예비위원을 지명해 위원의 직무를 할 수 있는 사람 7명을 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의 징계위가 7명으로 열린 적은 거의 없다”면서도 “그래도 이번에는 징계대상자가 총장이기에 7명을 채우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을 지낸 최진녕 변호사도 “기본 입법취지에 비춰봤을 때는 (징계위원을) 7명으로 맞춰서 징계위를 구성하는 게 절차적 정당성 확보 측면에서 맞는다”고 설명했다.

단, 징계위는 장관이 심의에만 참여하지 못하는 것일뿐 위원은 7명으로 구성된 상태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7명 중 과반수가 출석하면 의결이 이뤄질 수 있기에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법무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2차 징계위원회 심의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2차 징계위원회 심의를 하루 앞둔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신문’이냐, ‘심문’이냐


‘증인신문’이냐 ‘증인심문’이냐를 두고도 이야기가 많다. 신문은 대립하는 양 당사자가 사실을 밝혀 판단자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하는 것으로 ‘증인신문’이 되면 윤 총장 변호인 측과 징계위 모두 증인에게 질문이 가능하다. 다만 판단권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심문’이 되면 윤 총장 측은 증인에게 질문을 할 수 없다. 검사징계법 제13조에는 ‘위원회는 직권으로 또는 징계혐의자나 특별변호인의 청구에 의해 감정을 명하고 증인을 심문한다’고 명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검사징계법 자체가 허술한 법이라 검사징계법에 ‘심문’이라 적시돼 있다 하더라도 당사자의 방어권 보장 등 차원에서 윤 총장 측에 질문할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본다. 최진녕 변호사는 “증인신청은 할 수 있는데 증인신문은 못하는 게 말이 되냐”며 “징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지 어떻게든 못하게 하기 위해 자구해석을 하는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승재현 연구위원도 “글자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며 “헌법 조문처럼 완벽히 만들어진 법이면 엄격 해석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심문’은 오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관징계법에도 ‘신문’이라 되어 있고, 적어도 ‘심문’보다는 ‘신문’을 통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면 신문이 맞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의미다. 강신업 변호사도 “윤 총장 측에 증인신문 기회를 주는 게 맞는다”며 “징계라는 건 불이익을 주는 절차이기에 절차가 적법하고 당사자의 방어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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