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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아베…검찰은 칼 뽑고 스가는 등 돌렸다

머니투데이 강기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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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편집자주] 일본과 한국이 검찰발 핵폭풍으로 요동치고 있다. 재임 중 측근을 검찰수장에 앉히려다 실패했던 아베 전 총리는 퇴임 후 검찰로부터 소환 조사를 요구받은 상태다. 아베 수사를 적어도 용인했다는 시선을 받고 있는 스가 총리의 주변 인사들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제도가 일본과 가장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은 현직 검찰총장 징계와 공수처카드로 검찰 개혁의 깃발을 올린 상태다.

[MT리포트] ‘검찰발 핵폭풍’ 시계제로 한일 양국 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애완견에 물린 상태가 됐다"

일본 석간후지는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검찰이 정권 핵심부를 겨눈 상황을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의 '벚꽃스캔들' 수사 상황이 갑자기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노출되는 상황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정치 검찰'이라는 딱지표를 붙였다.

한켠에선 성역없는 수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신임 검찰총장이 '정치 검찰' 이미지 벗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혹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거리두기'이거나.


왜 지금일까

지난해 '벚꽃을 보는 모임'에 참석한 아베 전 총리 모습. 정부 주관 행사에 자신의 지지자들을 불러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해 '벚꽃을 보는 모임'에 참석한 아베 전 총리 모습. 정부 주관 행사에 자신의 지지자들을 불러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일본 검찰은 아베 전 총리가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에서 지지자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베의 측근들로 수사망을 점점 좁히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3일 도쿄지검 특수부가 벚꽃스캔들 관련 아베 전 총리에게 '임의 사정청취'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튿날에는 "검찰이 아베의 공설 제1비서 등 20여명의 측근을 약식 기소하는 방향으로 검찰이 검토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쿄지검은 이밖에 아베 내각에서 농림수산상을 맡았던 요시카와 다카모리 자민당 의원이 양계업체로부터 수백만엔의 뇌물을 받은 의혹을 두고도 수사에 한창이다. 일본에선 일명 '계란스캔들'로 불린다.

요시카와 의원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이끄는 '니카이파' 소속으로 현재는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대행이자 니카이파 사무총장을 겸임하고 있다. 자민당의 실세로 통하는 인물이다.

석간후지는 "일련의 수사 정보들이 모두 검찰측을 통해 나오고 있다"면서 "기밀 누설이라는 점에서 합법성이 의심스럽고, 인권침해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정치인과 관련된 일이라면 검찰의 정치개입이라는 의혹도 생긴다"고 했다.


주간아사히는 자민당 간부를 인용해 아베 총리의 벚꽃스캔들은 이전부터 수사해왔다고 치더라도 왜 '계란스캔들'이 이 타이밍에서 나오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검찰총장의 반격?

하야시 마코토 일본 검찰총장(검사총장). /사진=NHK방송 캡처.

하야시 마코토 일본 검찰총장(검사총장). /사진=NHK방송 캡처.



주간아사히는 하야시 마코토 검찰총장(일본내 명칭은 검사총장)에 주목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초 검찰 장악 시도를 했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지난 1월말 갑자기 퇴임을 며칠 안남긴 구로카와 히로무 당시 도쿄고검 검사장의 정년을 6개월 연장한 것이다. 이어 아예 정부가 검사들의 정년을 연장할 수 있는 검찰청법 개정에도 착수했다.

야당을 비롯한 일본 언론은 아베 전 총리가 '관저의 수호신'으로 불리는 구로카와 검사장을 여름쯤 검찰총장에 앉히기 위해 전례없는 정년 연장을 단행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후 구로카와 검사장은 코로나19 긴급사태 당시 도박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지난 5월 결국 중도 사퇴했다.

그 뒤를 이은 것이 마코토 하야시 신임 도쿄고검 검사장이었다. 그는 아베 측근인 구로카와 검사장이 물러난 것을 두고 "대단히 부적절하다"면서 "정치와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임사를 남겼다. 이 자리에서 언급된 '국민 신뢰'라는 말만 20차례였다.

그는 검사장이 된지 두달여만에 검찰총장의 자리에 오른다. 마코토 총장은 2010년 오사카지검에서 증거조작 사건이 터지자 검찰개혁을 주도했고, 2017년에는 조직범죄처벌법 개정도 이끌었던 인물이었다. 정권의 눈치를 보지않고 성역없는 수사를 한다는 평판을 받던 인물이었다.

데일리신쵸는 "마코토 총장은 정부의 검찰 인사 개입에 불쾌감을 느꼈던 인물"이라면서 "'정치에 농락된 검찰'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매체는 아베 정권이 구로카와 검사장을 총장에 내정할 당시 이나다 노부오 전 검찰총장은 마코토 총장을 추천하며 대립했다고도 전했다.

마코토 총장을 잘아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주간아사히에 "아베 전 총리와 요시카와 의혹은 모두 수사가 상당히 진행 중이며, 이 두가지 정치안건을 껴앉은 도쿄지검 특수부의 정점에는 마코토 총장이 있다"면서 "그는 아베 정권 시절 법무사무차관에 두차례나 내정되면서도 아베 전 총리의 구로카와 중용에 밀려났던 과거가 있다. 이번 수사는 마코토 총장의 반격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스가의 아베 거리두기?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FPBBNews=뉴스1



검찰과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의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에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주간아사히는 아베 전 총리를 향한 수사 상황이 보도된 지난 3일로 거슬러 올라갔다. 정권에 호의적인 보도를 해오던 요미우리과 NHK는 이날 검찰이 아베 전 총리에게 '임의 사정청취'를 요청했다는 내용을 보도한다. 이는 검찰 고위간부 아니면 관저에서 수사 정보가 흘러나왔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검찰 관계자 역시 "관저와 검찰은 '탈아베'라는 점에서 이해가 일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주간아사히는 아베 전 총리는 지난 1년여간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을 했으며, 이러한 문제를 정확하게 해명하지 않은채 수사에서 도망가는 것은 현 정권에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출범 3개월여 만에 미온적인 코로나19 대책을 비롯해 '벚꽃스캔들' 여파에 지지율이 50%선까지 하락했다. 취임 직후만 해도 지지율이 7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극적인 추락이다.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아베 전 총리는 건강 악화를 총리직을 내려놓았음에도 최근 정치 행보를 재개했다. 그를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의 수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 때문에 지지율 반등과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와 거리두기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스가 총리가 적절한 수위조절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이 '벚꽃스캔들' 관련해서 아베 측근들을 약식 기소한 것은 검찰의 수사 의지를 풍기면서도 현 정권에 손실을 줄이는 측면에서 적절한 조절이었다는 것이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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