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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 전두환을 닮아갈 줄 몰랐다”… 당시 광주 겪은 철학자의 비판詩

조선일보 선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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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5·18 왜곡처벌법 부당성 지적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나는 5·18을 왜곡한다’라는 글에서 “지금 나는 5·18을 저주하고, 5·18을 모욕한다”며 “그들에게 포획된 5·18을 나는 저주한다”고 했다. 5·18을 직접 경험한 그가 시 형식으로 정부·여당이 지난 9일 처리한 5·18민주화운동 역사 왜곡 처벌법을 비판한 것이다.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최 교수는 전남 함평 출신으로 광주(光州)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1980년 5월 21세의 나이로 5·18을 겪었다. 최 교수는 “금남로, 전남도청의 5·18은 죽었다/ 자유의 5·18은 끝났다/ 민주의 5·18은 길을 잃었다/ 5·18이 전두환을 닮아갈 줄 꿈에도 몰랐다”며 “5·18 역사왜곡처벌법에 21살의 내 5·18은 뺏기기 싫어”라고 울분을 토했다. “5·18아 배불리 먹고 최소 20년은 권세를 누리거라/ 기념탑도 세계 최고 높이로 더 크게 세우고 유공자도 더 많이 만들어라/ 민주고 자유고 다 헛소리가 됐다.”

최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권력이 법을 이용한 전체주의적 독재의 길로 가는 게 아닌가 우려스러워서 시를 썼다”며 “자기하고 생각이 다르면 심지어 살인자로 규정하는 것은 민주와 자유가 거의 밑바닥까지 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국정 교과서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국가가 역사를 독점하면 안 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우리가 어떻게 성숙시킨 민주주의이고 어떻게 쟁취한 민주주의와 자유냐”며 “그걸 정권을 유지하는 데 부속시켜 사용하는 것은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민주와 자유를 위해서 그렇게 피 흘렸는데 민주와 자유가 축소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공화의 기본 정신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라고 했다.

[선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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