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내년에도 확대…예대율 완화 유지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에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 기조를 유지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업감독규정 일부개정 변경예고를 통해 은행권 예대율 산정 때 개인사업자 대출 가중치를 내년 상반기 85%, 하반기 95%를 각각 적용한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 조치의 일환으로 올해 취급되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예대율 가중치를 100%에서 85%로 낮췄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 강화를 위한 예대율 완화조치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가는 것이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로, 통상 100%가 기준이다. 100만원의 대출을 하려면 예금 등 예수금 100만원을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예대율 가중치가 85%로 하향 조정되면 100만원 대출을 위해 예수금을 85만원만 쌓으면 된다. 은행으로선 동일한 예수금으로 대출을 더 해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실제 올해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크게 늘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1월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69조4065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37조4060억원에 비해 약 32조원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약 17조원이다.

올 들어 11개월간 증가액이 지난해 전체 증가규모의 2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사실상 빚으로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가 크게 불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올 3분기 국내 가계신용이 역대 두번째 규모인 44조9000억원 증가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자 신용대출을 조이는 등 가계부채 관리에 본격 나섰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을 위한 실수요 자금공급은 계속 적극적으로 할 방침이다.

한편 개인사업자 중에서도 주택임대업자 및 주택매매업자의 경우 예대율 완화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에 대한 예대율 가중치는 115%가 적용된다.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공급되는 것을 제한하겠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