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김상준 기자] [the300](종합)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단행하겠단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당내 반발 여론에도 지난 과오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결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도 못하면 비대위가 있을 이유가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NK디지털타워에서 열린 '청년국민의힘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위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단행하겠단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당내 반발 여론에도 지난 과오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결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열린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에서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도 못하면 비대위가 있을 이유가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비대위원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는 8일 또는 9일에 전직 대통령 비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회의에서 당내 반발 여론이 거론됐으나 김 위원장은 "그래도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정도 역할도 못하면 그게 비대위냐. 꼭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비대위는 당이 정체절명의 시기에 들어선 비상조직인데, 비상이라는 생각이 들면 우리가 기존에 쌓아온 부정적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이 비대위에 사과할 권한이 없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비대위원들도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방침에 이견을 제기하지 않고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 보도에서 나온 "비대위원장직을 걸겠다"는 말을 김 위원장이 직접 하진 않았다. 이미 초안 작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사과문 내용은 공유되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취임 직후부터 전직 대통령들의 비위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사법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대국민 사과를 미뤄야 한다는 당내 만류가 있었고, 김 위원장은 이런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 전 대통령은 10월 말 대법원이 징역 17년을 확정하면서 사법 절차가 완료됐으나,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대법원 판결은 지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사과를 미룰 경우 책임 회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김 위원장이 사과 의지를 밝힌 배경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쟁점 법안들을 강행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날 대국민 사과를 단행할 경우 여당의 입법독주와 대비되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노림수라는 분석도 있다. 비대위 체제에서도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할 경우 중도층 공략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보궐선거 승리와 재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선 중도층을 지지세력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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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발 격화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전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당내 중진은 물론 초·재선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3선의 장제원 의원은 SNS에 "단 한 번의 의원총회도 거치지 않은 사과가 절차적 정당성을 가진 사과일 수는 없다"며 "정통성 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은 없다"고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원조 친박'인 5선의 서병수 의원도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과만이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덮어씌운 온갖 억지와 모함을 걷어내고 정상적인 법과 원칙에 따른 재평가 후에 공과를 논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당 원내대변인인 초선의 배현진 의원도 김 위원장을 향해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라며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한 기억 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뜬금없는 사과를 하겠다면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대의와 명분을 잃으면 그 정치는 망하는 길로 간다"면서 "전 대통령의 역사적 공과를 안고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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