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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윤석열, 절차 무시한 추미애 지시는 직권남용이라 강조”

중앙일보 조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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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검찰 간부, 대화 내용 전해
“징계청구·직무배제 위법성 토로”

감찰위원회서 윤 총장 손 들어줘도
추, 징계위 통해 해임 밀어붙일 듯
“자리에 앉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차례 수사지휘권 박탈의 부당성에 대해 꽤 오래 얘기했다. 요점은 그동안 갖은 핍박과 수모에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추 장관의 지시가 즉시 법률적 효력이 발생하는 ‘형성적 처분’이었기 때문이라는 거였다. 이번에 징계 청구, 직무집행 정지도 처분의 성격은 같지만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쟁송 절차를 밟고 있다고도 했다. 절차를 무시하고 근거도 박약한 추 장관의 지시는 공표와 동시에 직권남용죄의 기수(旣遂·즉시 성립)가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사석에서 만났다는 전직 검찰 고위 간부가 30일 전한 근황이다.

자신이 추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지휘를 중단한 게 아니라 그 전에 이미 범죄가 완성됐다는 의미다. 윤 총장은 이른바 ‘국정 농단’ 사건과 ‘사법 농단’ 사건 관련자들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한 당사자로 이 분야 전문가다. 윤 총장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총장 지휘는 구속·불구속, 기소·불기소 등에 국한돼야 함에도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것 ▶징계청구 및 직무정지를 하며 의견진술 기회도 주지 않은 것 등을 위법하다고 판단한다.

검찰 개혁을 명분으로 앞세운 추 장관의 노골적 찍어내기와 ‘산 권력’ 수사를 진행하며 버티기해 온 윤 총장 간 1년여 갈등의 결말이 사흘 동안 판가름 난다. 이날 법원의 가처분 결정, 1일 법무부 감찰위원회, 2일 검사징계위원회에서다. 둘 다에게 운명의 한 주다.

일단 30일 윤 총장의 복귀 여부를 결정하는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리 결과가 첫 관문이다. 추 장관 측은 “윤 총장의 비위가 중대한 만큼 직무 정지가 필요했다”는 이유로 기각을 주장했다. 반면에 윤 총장 측은 “직무 배제는 검찰의 중립성 문제와 직결된 만큼 회복할 수 없는 막대한 공익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맞섰다. 법조계에선 “윤 총장 측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관측한다. 법원도 장고에 들어갔다. 이날 “오늘 중 결론은 나오지 않는다”고 알림문자를 보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윤 총장의 운명은 꼭 3개월 전, 자신과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 처리한 이재용 삼성 부회장 건의 전례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윤 총장과 이 부장은 지난 9월 초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 과정에서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불법행위들이 있었다고 결론 내면서다. 앞서 지난 6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가 10대 3의 의견으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낸 것을 무시한 거였다. 검찰은 “사안이 중대한 데다 법률·금융·경영·회계 분야 인사 30여 명의 의견도 수렴했다”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삼성 측은 “처음부터 이 부회장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반발했다.


1일 오전 10시의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과거 대검 수사심의위, 2일 징계위원회는 각계 인사 30명 여론 수렴을 연상케 한다. 윤 총장으로선 삼성 건과 달리 칼 대신 방패를 쥔 격이 됐다. 외부 위원들이 다수인 감찰위에서 ‘윤 총장 직무배제가 부당하다’고 결론 내면 추 장관은 타격을 입는다. 다만 감찰위 의견은 권고 사항일 뿐이다. 추 장관은 이를 무시하고 측근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징계위를 통해 면직이나 해임 의결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전직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추 장관이 직무 정지라는 초강수를 썼을 때 중징계는 예정된 수순”이라며 “윤 총장이 징계위에 직접 출석해 직권남용의 폐해를 짚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수 사회에디터 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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