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배제’ 윤석열 “한 점 부끄러움 없어… 직보다 법치주의 지켜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개인의 직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의해 직무집행이 정지된 이후 이같이 밝힌 뒤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직무가 정지된 윤 총장은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짧은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힌 뒤 대검찰청을 빠져나왔다. 윤 총장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윤 총장의 직무는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대행한다. 조 차장은 이날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검찰총장 권한대행으로서 어깨가 무겁고 매우 안타깝다”며 “갈라진 검찰 조직을 검찰개혁의 대의 아래 하루 빨리 추스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총장 권한 대행으로서 주어진 소임을 묵묵하게 수행하겠다”며 “검찰 구성원이 모두 힘을 합해 바르고 겸손하고 하나 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일선 검사들은 추 장관의 직무정지에 끓어오르는 분위기다.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근조’라는 주제어를 달아 글을 올렸다. 이 검사는 “법무부 장관이 행한 폭거에 분명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며 “우리와 국민은 검찰개혁의 이름을 참칭해 추 장관이 향한 정치적 폭거를 분명히 기억하고 역사 앞에 고발하겠다”고 적었다. 이 검사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등을 비판했다가 되레 ‘커밍아웃 검사'라고 저격당했던 인물이다.

한 검사는 “6가지 직무정지 근거를 봤는데 객관적이기보다 과도하고 부정적인 언어들로 포장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모든 것은 역사와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목 수원지검 검사는 “직무집행 정지 명령은 소위 집권세력이 비난하는 수사를 하면 언제든지 해당 세력 정치인 출신 장관이 ‘민주적 통제,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검찰총장을 내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는 일”이라며 “뼈아픈 선례가 대한민국 역사에 남았다”고 비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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