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최강 공격 조합 손흥민(오른쪽)과 황의조가 오스트리아 두 차례 원정경기에서 연속골을 합작하며 절정의 '찰떡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은 15일 멕시코전 전반 선제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손흥민(오른쪽)과 황의조./KFA제공 |
17일 카타르 평가전 결승골 합작 손흥민-황의조 콤비, 찰떡호흡 절정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대한민국 벤투호가 우여곡절 끝에 카타르를 꺾고 A매치 통산 500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유럽 원정의 중립지대에서 중동의 새로운 강호로 급부상한 상대를 제압하며 승리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소득은 바로 '2% 부족'한 모습을 보였던 28살 동갑내기 손흥민(S)-황의조(H) 콤비의 절정으로 치닫는 '찰떡 호흡'을 꼽을 수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공격 선봉에 선 손흥민과 황의조는 1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BSFZ아레나에서 열린 카타르와 친선경기에서 전반 16초 만에 기록한 황희찬의 선제골에 이어 1-1의 균형을 이루던 전반 36분 결승골을 합작하며 2-1 승리를 이끌어 앞으로 활약에 기대를 갖게 했다.
손흥민과 황의조의 활약에 힘입은 대표팀은 지난 15일 열린 멕시코전에서 2-3으로 역전패한 아픔을 씻고 이날 승리로 자존심을 회복하며 1948년 대표팀 출범 이후 A매치 통산 500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한국대표팀은 1948년 출범 이후 현재까지 총 929회의 A매치를 통해 500승 228무 201패, 1660골, 855실점을 기록했다.
선제골을 터뜨린 뒤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는 황희찬(맨왼쪽)./KFA제공 |
이날 경기는 3차례의 코로나19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거쳐 25명의 선수 중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 19명으로 엔트리를 구성했다. 황의조를 가운데에 두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좌우에 서는 4-3-3 포메이션으로 카타르를 상대했다. 중원에 남태희, 정우영, 이재성을 포진시켰다. 포백 수비라인에는 윤종규, 권경원, 원두재, 김태환을 배치했다. 골문은 구성윤이 지켰다.
한국은 전반 16초 만에 득점을 기록했다. 카타르의 킥오프로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상대 압박에 나선 한국은 상대 수비수의 실책으로 A매치 사상 최단 시간 골을 경신했다. 한국의 압박에 뒤로 볼을 돌리던 카타르의 수비수가 안이하게 볼을 컨트롤하다 실수를 하자 재빠르게 황의조가 볼을 가로챘고, 이를 문전으로 달려들던 황희찬에게 전달했다. 황희찬은 이 볼을 가볍게 차 넣어 선제골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역대 A매치 최단 시간 득점이었다. . 이전 기록은 1979년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박성화가 터뜨린 20초였다.
한국 포백 수비진의 문제점도 노출됐다. 카타르는 전반 10분 뒷공간에서 전방으로 날카롭게 찔러준 송곳 패스를 알모에즈 알리가 이어 받아 대각선 슛을 날려 1-1 동점골을 터뜨렸다. 일자로 늘어선 한국 수비진의 중앙 뒷공간을 꿰뚫는 패스 한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 번 흔들린 한국 수비진은 전반 22분 아메드 알라에딘에게 결정적인 슛을 허용하는 등 수세를 면치 못 했다.
카타르의 거친 수비를 피하고 있는 미드필더 이재성./KFA 제공 |
하지만 한국에는 지난 멕시코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S(손흥민)H(황의조)라인'이 있었다.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추며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손흥민과 황의조는 이번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2게임 연속 합작골을 작렬하며 절정의 콤비플레이를 자랑했다.
전반 36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카타르 진영 왼쪽 측면에서 페널티 박스 안쪽으로 볼을 몰고 침투한 뒤 문전으로 빠르게 패스하자 황의조가 이를 기다렸다는듯 마무리했다. 멕시코전에서도 손흥민은 똑 같은 루트로 황의조에게 택배 크로스를 전달해 선제골을 기록한 바 있다.
황의조는 지난 2018년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될 당시만 해도 '인맥 선발' 논란에 시달렸으나 보란듯이 두 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7경기에서 9골을 터뜨려 득점왕을 차지하며 한국의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손흥민은 골잡이 대신 도우미로 나서 5개의 도움으로 한국 우승에 기여했다.
이후 손흥민과 황의조는 벤투호에서 호흡을 맞추며 한국 공격을 이끌었지만 어딘지 2% 부족한 감을 떨쳐버리지 못 했다. 하지만 이번 오스트리아 원정을 통해 손흥민과 황의조의 콤비플레이는 한 단계 더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황의조는 감각적으로 골지역을 파고들어 상대를 위협했다.
경기 후 황의조는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얻고 돌아가서 기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일단 흥민이와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대표팀에서 뛰었고, 흥민이가 뭘 좋아하는지 잘 안다. 흥민이가 잘하는 플레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잘 움직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남자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 2-1 카타르
득점 : 황희찬(전1), 황의조(전36, 이상 한국), 알모에즈 알리(전10, 카타르)
출전선수 : 구성윤(GK-HT 이창근) - 윤종규, 권경원, 원두재, 김태환(후19 이주용) – 이재성(후19 손준호), 정우영, 남태희(후29 이강인) – 손흥민, 황의조(후41 주세종), 황희찬(후29 엄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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