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재차 겨냥해 “스스로 중립을 훼손하는 언행과 행보를 지속하기 때문에 제가 지휘·감독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 “총장의 정치적 발언 용납 안 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재철 검찰국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김영민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5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재차 겨냥해 “스스로 중립을 훼손하는 언행과 행보를 지속하기 때문에 제가 지휘·감독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 “총장의 정치적 발언 용납 안 돼”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조직법과 검찰청법을 보면 분명히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고 당연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장관은 “검찰총장이 정치적 발언, 언행을 하면 국민 절반의 신뢰를 잃고 가는 것이라 용납이 안 되는 것”이라며 “(저와 윤 총장 간의 문제는) 개인적 갈등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평검사들은 추 장관이 말하는 검찰개혁은 개혁이 아니라고 보고, 장관이 수사지휘권·감찰권·인사권을 남용한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질의하자, 추 장관은 “과거 검찰 조직의 선배가 법무부 장관일 때는 (검찰이) 아침, 저녁으로 지휘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으로 치면 사외이사가 필요하듯이 외부인의 눈길로 검찰이 과거의 나쁜 수사 관행을 근절하고 새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라며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직의 선배가 아니라 (저처럼) 또 다른 눈으로 검찰을 볼 수 있는 법률가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충분히 검사들과 소통하면서 잘 해내겠다”고도 했다.
앞서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망에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감찰권·인사권을 남용해 정치적 중립이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약 300명이 검사들이 지지하는 댓글을 달면서 온라인상에서 ‘집단 행동’이 벌어진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 취임 때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당부했던 것을 두고 추 장관은 “부패하거나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을 때 엄단하라는 뜻”이라며 “그러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자녀의 입시 관련 표창장 사건은 권력형 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수사를 통해) 정권 흔들기, 정부 공격(을 하고) 정부가 가진 민주적 시스템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그것을 너무 멀리 나가기 전에 중립 의무를 지키도록 (장관으로서 검찰을) 지휘·감독할 책임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순수한 의미의 권력형 비리를 캐내는 것인가’라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추 장관은 “권력형 비리라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 정당 대표로서 시스템 공천을 통해 선거 과정을 지휘했는데, 공약 몇 개로 선거판을 좌지우지한다는 의혹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사건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살아있는 권력 수사인가’라는 질의에는 “살아있는 권력이 개입됐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정세균 국무총리가 전날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라면 절제하고 성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추 장관에게 “되새겨보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그런데 주어가 빠졌다”고 답했다. 정 총리의 발언은 자신이 아닌 윤 총장의 태도를 지적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총장 “역지사지 마음 가져야”
윤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검고검·지검을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진실이라는 게, 우리의 주장이 진실이 아니다. (진실은) 상호작용에 의해 나오는 거니까 공정한 경쟁의 원리를 이해하고 늘 역지사지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검찰의 변화하는 목표요, 방향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이 발언은 대검찰청이 지난 4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해당 영상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윤 총장의 방문 당시 이병창 대전고검 사무관은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는 이 위기 상황을 총장님 혼자서만 두 어깨로 무겁게 짊어지고 가려 하지 마라”고 말했다. 대검은 지난 2월 윤 총장이 부산(13일)·광주(20일) 검찰청을 방문한 영상도 올렸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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